매장털이 등 스마트폰과 관련해 10대들이 저지르는 각종 범죄가 판을 치고 있는 상황에서 스마트폰을 매입하려는 검은 손길이 학생들에게까지 미치고 있는 것이다.
분실 또는 도난으로 학생들에게 매입된 스마트폰 거의 대부분은 중국과 동남아시아 등 외국으로 팔려나가는 것으로 추정된다.
최근 대전의 한 고등학교 정문 앞에서 만난 김모(18) 군은 “방학이라 요즘엔 조금 뜸하지만, 학교 끝날 때나 쉬는 시간에 잠깐 학교 앞을 나와 보면 스마트폰을 사겠다는 명함을 돌리는 아저씨를 본적이 있다”며 “실제로 용돈을 벌기 위해 줍거나 훔친 스마트폰을 파는 아이들도 있다”고 귀띔했다.
경찰에 따르면 학생들에게 스마트폰을 사려는 장물업자들은 주로 택시기사들을 상대로 스마트폰 매입 명함을 돌리는 이들로 추정된다.
주로 야간에 승강장 등에서 택시기사들에게 명함을 돌리던 이들이 낮 시간을 이용해 학교 앞에까지 진출한 것이다.
학생 대부분이 스마트폰을 소지하고 다니고 관련 분실과 절도, 습득이 빈번하다 보니 나타난 현상이다.
특히 보통 30만 원 이상에 장물로 매입되는 스마트폰을 돈에 무감각한 학생들에게 사들일 경우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매입해 이익을 크게 남길 수 있다는 점도 장물업자들이 학교로 진출한 또 다른 이유가 되고 있다.
학생들에게 사들인 스마트폰 대부분은 다른 장물 스마트폰과 마찬가지로 외국으로 팔려나가는 것으로 추정된다.
국내에서는 분실 신고된 휴대폰을 사용할 수 없지만, 외국에선 스마트폰에 내장된 유심(USIM 개인정보 저장장치)칩만 바꿔 끼우면 사용하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기 때문이다.
중국에선 한국산 프리미엄까지 붙어 중고품도 비싼 가격에 거래된다는 게 경찰의 설명.
밀수출업자들은 장물업자가 수거한 휴대폰을 모아두었다가 보따리상을 통해 중국으로 빼돌리거나 국제우편을 통해 홍콩이나 마카오로 보낸다.
밀수출업자 중에 중국 현지 사정에 밝은 조선족이 늘고 있는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경찰 관계자는 “어른들의 잘못된 생각과 전화 한 통이면 짧은 시간 안에 훔친 스마트폰을 현금화할 수 있는 환경이 학생들을 유혹에 빠지게 하는 것 같다”며 “교육청 측과 협조해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