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현(35, 삼성)에게 2012-2013시즌은 악몽이었다. 새로운 마음으로 착실하게 시즌을 준비했지만 부상이 겹친 탓에 23경기 출전에 그쳤다. 성적도 평균 2.04점, 2.0어시스트, 0.6스틸로 초라했다. 덕분에 4억이었던 연봉은 반토막 난 것도 모자라 1억5,000만원까지 떨어졌다.
프로농구를 호령했던 김승현이기에 자존심도 많이 상했지만 꾹 참고 훈련에 매진했다.
게다가 2013-2014시즌에는 주장까지 맡았다. 2001년 프로에 첫 발을 들여놓은 이후 처음으로 맡은 주장이다. 이래저래 김승현에게는 남다른 2013-2014시즌이다.
김승현은 28일 용인 STC에서 열린 아스토레와 스폰서 조인식에 참가해 "주장이란 것에 대해 특별한 부담은 없다. 내가 솔선수범하면 어린 선수들도 따라올 것"이라면서 "항상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있다. 그런 마음가짐으로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각오를 전했다.
몸 상태도 정상이다. 자존심 회복을 위해 어느 때보다 훈련에 매진한 덕분에 살도 5kg 정도 빠졌다. 속초에서의 산악 훈련도 모두 소화하는 등 각오가 다부졌다.
김승현은 "지난 시즌에는 훈련을 많이 했었는데 부상을 당해 오래 쉬다보니 몸이 많이 안 좋았다. 올해는 지난해와 비슷한 시기에 운동을 시작해서 살도 많이 뺏다. 지난 시즌보다 몸 상태가 더 좋은 것 같다"면서 "속초에서 굉장히 힘들었다. 선수들에게 다 같이 해보자고 말했고, 좋은 결과가 있었던 것 같다"고 자신했다.
김승현 부활의 관건이 될 용병들과 호흡도 괜찮다. 제스퍼 존슨은 이미 기량을 검증 받은 용병이고, 마이클 더니건은 빼어난 신체 조건으로 김승현과 호흡이 기대된다.
김승현도 "제스퍼 존슨은 워낙 농구를 영리하게 하는 선수가 큰 문제는 없을 것 같다"면서 "마이클 더니건은 신체 조건이 굉장히 좋아서 그런 부분이 나랑 잘 맞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어느덧 서른 중반이 된 김승현에게 큰 목표는 없다. 그저 조금 더 나은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바람 뿐이다. "지난해보다 확실히 나아진 것을 느끼고 있다. 어느 정도 보여주겠다라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지난해보다 훨씬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다"는 김승현의 목소리에서 자신감이 묻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