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현지시간) CNN과 ABC 방송 등에 따르면 몬태나주 옐로스톤 카운티 법원의 토드 보(54) 판사는 중학생 여제자와 성관계를 맺은 혐의(의제강간)로 기소된 스테이시 램볼드(54) 교사에게 징역 15년을 선고하면서 31일만 실형을 살도록 판결했다.
보 판사는 "여학생의 외모가 실제 나이보다 더 들어보였다"며 "영화에서 나오는 폭력성과 강제성도 없어 대부분의 사람들이 생각하는 강간의 종류로 보기 어렵다"고 판결 이유를 밝혔다.
램볼드 교사는 지난 2008년 당시 14세였던 제자와 수차례 성관계를 맺었으며 이후 비위 사실이 교내에 알려지자 사표를 내고 교단을 떠났다.
이후 학교 당국에 의해 고발된 램볼드는 미성년자 강간과 상대 동의 없는 성교 등 3가지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아왔다.
이번 사건은 피해 여학생이 17세 생일을 앞둔 2010년 2월 스스로 목숨을 끊는 극단적 선택을 하면서 더욱 관심을 끌었다.
램볼드 교사는 제자를 자살로 몰아넣은 아동 성범죄자로 몰려 온갖 지탄을 받았다.
자살한 여학생의 부모는 "딸이 성폭행 피해의 후유증으로 심각한 정신적 고통과 수모를 겪다가 헤어날 수 없는 우울증에 걸렸다"며 자살을 교사 탓으로 돌렸다.
보 판사가 원고와 검찰 측의 주장을 상당 부분 배척하고 가해자에게 관대한 처분을 내리자 유족과 시민단체들은 상식밖의 처사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피해자의 어머니인 율리아 핸런은 "판사의 선고를 듣고 농담하는 줄 알았다"며 "사람들은 사법 시스템에 대한 신뢰를 잃었다"고 개탄했다.
AP 통신은 이번 판결에 분노한 사람들이 인터넷에 보 판사의 사퇴를 요구하는 청원 사이트를 개설하는 등 비난의 목소리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29일에는 보 판사가 근무하는 법원 앞에서 시민단체와 주민들의 항의 집회가 열릴 예정이라고 허핑턴포스트가 전했다.
이에 대해 보 판사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성관계 당시 구타가 없었고 여학생의 자살이 위법적 성행위 때문이란 증거도 발견하지 못했다"며 자신의 판결을 옹호했다.
변호인 측은 램볼드 교사는 단 한 번의 실수로 교직과 명예, 가족 등 모든 것을 잃은 데다 얼굴에 '주홍글씨'가 새겨지는 등 사회적으로 매장당한 상태라며 판결에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