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도박 사이트에 빠진 직장인들은 억대 돈을 날렸고, 심지어 중학생도 도박의 늪에 빠져 돈을 탕진했다.
한 IT 업체의 홈페이지.
회사 소개와 판매 제품 등 일반 사이트와 다를 바 없지만, 특정 계정으로 로그인을 하면 각종 스포츠 게임 안내와 배당금, 이용방법 등이 화면에 빼곡하게 들어찬다.
바로, 사설로 운영되는 불법 스포츠 토토 사이트다.
운영자 장모(35)등 6명은 지난해 4월, 일본에 서버를 둔 스포츠 토토 사이트 10개를 열어 회원 5천여 명이 베팅을 하게 했다 .
한번에 최대 3백만원까지 배당금이 지급하는 등 사행심을 자극해 쉽게 회원들의 지갑을 열게 했다.
전체 판돈은 3백억원. 이들은 이 가운데 부당이득 20억원을 챙겼다.
장씨는 경찰 수사망을 피하고자 중국 청도에 도박 사무실을 차려놓고 직원 2명을 투입해 현지에서 도박자금 운용과 국내 송금 등의 업무를 지시했다.
국내에서는 "수사기관에 적발될 경우 법률비용, 가족 생계비를 보장한다"며 인출책 2명을 고용해 은행이 밀집된 시내 현금 인출기를 돌며 교묘하게 돈을 인출하도록 했다.
또 다른 도박사이트 운영자인 김모(32) 씨 등 6명은 기존에 운영하는 도박 사이트의 영업이 부진하자 2011년 3월, 경쟁 업체에 종업원을 위장 취업시킨 후 도박 서버와 회원 정보를 빼돌려 중국과 필리핀에 사무실을 열고 불법 스포츠 토토 사이트를 운영했다.
이 사이트는 국내외 스포츠 경기를 대상으로 베팅액 제한을 대폭 늘려 판돈 200억 규모로 커졌으며, 이들은 14억원을 챙겼다.
이같은 스포츠 토토 도박 사이트에 빠진 직장인 문모(32) 씨 등 5명은 1천2백여 차례에 걸쳐 무려 6억원을 투자했다가 1억 3천만원을 잃었고, 업무시간에 수시로 도박사이트를 드나들다 회사 내부 감사에 적발돼 징계까지 받았다.
심지어 중학생 김모(15) 군도 재미삼아 스포츠 도박에 발을 들였다가 베팅금을 마련하기 위해 친구들에게 "PC부품을 판다"고 속여 50명으로 부터 550만원을 받아 챙겼다가 경찰에 입건됐다.
부산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불법 스포츠 도박을 알선한 혐의(국민체육진흥법 위반)로 사이트 운영자 장모(35) 씨와 김모(32) 씨 등 5명을 구속하고 일당 7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또, 상습적으로 도박 사이트를 이용한 회원 154명과 통장 판매업자 10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부산경찰청 수사과 사이버수사대 조재호 담당자는 "사설 스포츠 토토 운영자들이 자신들의 손해가 예상될 경우 승률이 높은 회원들의 ID를 삭제해 강제로 탈퇴시키거나 IP를 차단해 접속을 막아버린다."며 "사설 스포츠토토로 금방이라도 돈을 벌 것 처럼 보이지만, 장기간 빠져들면 결국 손해를 볼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경찰은 호기심 삼아 사설 스포츠 토토 사이트를 이용해도 국민체육진흥법에 따라 5년 이하의 징역, 5천만원 이하의 벌금을 내는 처벌을 받는다며 시민들의 주의를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