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9일 중국 북경 조양구에 위치한 대형 마트인 영왕마트에서 만난 현지인 조 모(25·남) 씨는 하이트진로에서 최근 출시한 30도 저도수 증류식 소주 '명품진로' 두 박스를 구매했다. 이날 마트에서는 국경절과 추석을 앞두고 신제품인 명품진로 판촉 행사와 더불어 시음행사를 진행하고 있었다.
또 다른 구매인인 석 모(30·여) 씨 역시 "한국 술은 중국 술보다 목넘김이 좋은데다,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 때문에 최근 한국 술을 많이 접하게 됐다"고 말했다.
소주 한류가 중국에까지 미치고 있다. 한국 소주가 한국드라마나 문화를 접한 현지인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는 것이다.
하이트진로 중국법인 성관기 기획관리팀장은 "매장 판매자가 "한국 드라마에서 유명 연예인이 포장마차에서 혼자 마시던 그 녹색병 봤냐, 그제품이 바로 진로"라고 말하면 현지인들이 알아본다"며 "한국 드라마를 본 현지인들이 워낙 많기 때문에 현장 홍보용 문구로 활용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인기를 입증하듯 영왕마트는 7월 중순부터 한국 술을 판매하는 '한국주'코너를 마련했다. 하이트진로의 참이슬, 참이슬 클래식과 명품진로, 매화수를 비롯해 국순당 쌀 막걸리, 백세주 등이 진열됐다.
성 팀장은 "중국내 3만 3000여종에 이르는 백주 중 유명 마켓의 진열대를 차지하기란 힘들다. 그만큼 인지도, 판매량, 유통망 확보에서 인정받았다고 볼 수 있다"며 "우리나라처럼 '소주'가 아니라 '진로'란 브랜드로 통할 만큼 현지인들 사이에서 인지도가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최근 하이트진로가 중국 현지인을 대상으로 선보인 '명품진로' 역시 한류의 영향을 받은 젊은 층을 타깃으로 하고 있다.
성 팀장은 "40~50대는 기존 취향을 바꾸기가 힘들지만, 20~30대의 경우 저도수를 즐기고 한류에 영향을 받은 세대라서 제품에 대한 호감도가 높다"고 말했다.
하이트진로는 현지인들의 한국 문화에 대한 수용성이 증가하고, 특히 한류열풍과 중국 소비자들의 음주 성향이 건강지향, 저도수 선호 등으로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는 만큼 명품진로의 전망은 밝을 것으로 내다봤다.
하이트진로 이충수 법인장은 "현지에서 한류 스타들의 인기가 굉장히 많고, 한류 드라마가 화제가 되고 있다"며 "7월에 전자상거래 합작을 통해 진행했을 때, 싸이 입간판만 세웠는데도 그 효과가 대단했다"고 말했다.
이 법인장은 "스타마케팅을 잘 활용하면 시장을 확산시킬 수 있다"며 "스타를 통하면 확산효과가 분명 크지만 시장 구조가 있기 때문에 포트폴리오에 따라 적절한 광고비를 투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