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학사 교과서는 MB어천가, 盧는 부정적"

-지적사항 무려 106쪽에 840개
-5.16 추동세력의 시각만 반영
-5.18 계엄군발포, '주어' 없어
-하루 3명 열람만 가능…의아
-정상적 검정과정 거쳤나 의문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임미현 기자 (김현정 앵커의 휴가로 대신 진행)
■ 대담 : 주진오 상명대 역사콘텐츠학과 교수

교학사 교과서와 관련한 역사왜곡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어제는 저희가 교학사 교과서 집필진과 인터뷰를 통해서 직접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좌편향 돼 있는 현행 교과서를 바로잡고자 했고, 또 일제강점기나 독재에 대해서 미화하는 내용은 결코 없다.’ 이렇게 해명을 했는데요. 이에 대해서 오늘은 교학사 교과서의 문제점을 제기하셨던 분의 반론을 들어보겠습니다. 주진오 상명대 역사콘텐츠학과 교수가 전화로 연결돼 있습니다.

◇ 임미현> 이번 교학사 교과서의 가장 큰 문제점.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 주진오> 우선 가장 문제점은 너무나도 편향된 내용, 그리고 여러 가지... 어제 제가 방송한 내용을 들으니까요. 제가 제기했던 너무 많은 오류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합격했다는 것에 대해서 반론을 얘기하셨더라고요. 그런데 그것은 정말 사실관계에서 그런 식으로.. 아무리 사람들이 확인할 수 없다고 해서 그렇게 얘기하면 안 된다고 생각하고요. 이건 홈페이지에 다 공개 돼 있는 내용이니까 가능하시면 제작진께서 확인하셨다가 오늘 이 인터뷰 말미에 확인을 해 주셨으면, 누구 말이 맞는지 확인을 해 주셨으면 좋겠고요.

사실 저도 이번에 한 권의 책을 대표 집필했는데요. 제가 쓴 책에서 지적된 내용들이 있습니다. 그런데 그거에 비하면 지금 여기는 내용만 해도 479개라고 제가 얘기를 했었고, 어제 방송에서도 그 얘기를 했더라고요. 그러고 자체 수정만 해도 248개나 돼서 다 합하면 한 840개의 지적사항이 106쪽에 달하는 수정 보완 내용이 있습니다. 저희 책 같은 경우는 다 합해서 한 375개, 그래서 한 36쪽 정도 됩니다.

◇ 임미현> 그런데 어제 인터뷰했던 권희영 교수의 말씀은 ‘교학사 교과서보다 오히려 주 교수님이 참여했던 교과서가 40% 가까이 더 많은 지적을 받았다. 특히 사실관계에 있어서 오류가 많이 지적됐다.’ 이렇게 주장을 했습니다만?

◆ 주진오> 바로 제가 그 말씀을 드리는 건데요. 말하자면 전체적으로 오류의 양에 있어서는 너무 현격하게 그쪽이 많은 거죠. ‘표기표현’ 이 부분에서 저희 쪽이 자기들보다 많다는 얘기인데요. 띄어쓰기라든가 그런 것을 지적하는 겁니다. 그리고 자체 수정만 해도 248개에 달한다는 것은 교과서로서 이것이 어떻게 합격됐는가. 그 내용과 관계없이 굉장히 의아한 부분이고요. 제 말이 맞는지를 한번 확인 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 임미현> 이제 본질적 문제점은 무엇인지 하나하나 짚어보겠습니다. 먼저 ‘5. 16 쿠데타’에 대한 겁니다. 교학사 교과서의 기술은 어떻다고 보십니까?

◆ 주진오> 5. 16을 군사쿠데타라고 하고 있죠. 그건 어쩔 수 없이 할 수밖에 없는 것이니까. 그런데 그것이 일어나게 된 동기라든가, 아니면 그 이후의 과정은 아무 문제점이 없었던, 그야말로 순조로운 하나의 역사과정으로 인식함으로서 인해 군사정변이 가지고 있는, 그러니까 헌정질서를 중단시킨 그런 책임이라든가 문제점. 그것을 철저하게 5. 16을 일으킨 세력들의 시각으로 보고 있다는 점에서 저는 대단히 편향된 서술이라고 봅니다.

◇ 임미현> 또 논란이 되고 있는 표현이 있죠. ‘육사생도들이 지지시위를 했고, 또 미국이 바로 그 정권을 인정했다.’ 이 부분에 대해서 ‘대통령이 승인을 했고. 또 미국이 인정했기 때문에 무혈쿠데타로 정착이 된 거다 하는 것을 설명하기 위한 것이지, 미화는 아니었다.’ 어제 이렇게 주장을 했습니다. 여기에 대해서는 뭐라고 말씀하실 수 있습니까?

◆ 주진오> 그럼 그 당시에 육사생도들이 지지시위를 한 것이 정말 자발적인 것이었을까요? 말하자면 당시에 군부쿠데타가 일어나고 난 다음, 그 육사생도들의 지시를 주도했던 것이 전두환 전 대통령 아닙니까? 그리고 미국 같은 경우도 이것을 곧바로 승인하지 않았죠. 굉장히 많은 과정이 있었고. 그렇기 때문에 이런 식으로 하는 것은 그 중간에 다양한 역사적인 문제점들...

그 당시에 이것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왜 없습니까? 당연히 있었죠. 그것만 갖고 얘기하는 건 안 되죠. 그것이 바로 지금 현재 다른 교과서들과 서로 다른 것이고요. 어떤 것이 과연 객관적인 서술일까. 그 점은 충분히 다른 교과서들이 쓰고 있는 것이 훨씬 더 객관적이고 균형 있는 서술이라고 봅니다.

◇ 임미현> 이제 ‘5. 18’ 부분으로 넘어가겠습니다. 어제 권희영 교수는 ‘5. 18 광주민주화운동에 대해서도 인색하게 기술한 것이 아니다.’ 라고 반박을 했습니다. 주 교수님 보기에는 어떤가요?

◆ 주진오> 정말 대단히 인색하죠. (웃음) 다른 교과서에 비해서 서술 분량이 너무 적습니다. 다른 교과서에는 거의 한 페이지 넘게, 사료까지 한 경우가 많은데.

◇ 임미현> 반면에 교학사 것은 얼마나 있습니까?

◆ 주진오> 이쪽은 7, 8줄. 7줄 정도 되나요? 그 정도 썼다고 제가 분석하신 분들한테 들었는데.

(자료사진)
◇ 임미현> 하지만 ‘필요한 것은 다 기술이 돼 있다.’ 라고 하던데, 아닙니까?

◆ 주진오> 저도 그래서 그 부분만 내용을 전달 받아서 봤는데요. 보니까 ‘계엄군이 광주를 장악하는 과정에서 희생자가 많이 발생했다.’ 여기 주어가 없어요. 누가 어떻게 해서 희생자가 많이 발생했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없다는 것이죠. 그러고 난 다음에 사료로 당시 광주시민군의 궐기문을 일부 실어놨는데요. 우리가 교과서 서술에 있어서 사료라는 것은 그야말로 한 사람들의 입장일 수가 있는 것이죠.

그건 얼마든지 다양하게 해석할 수 있는 것이지만 본문이라는 것은 그야말로 이 상황을 어떻게 판단한다는 것인지에 대한 집필자들의 생각이 그대로 드러나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것을 가지고 충분히 서술했다 얘기하는 것은 좀 잘못된, 그리고 자기합리화라고 저는 생각하고 있습니다.

◇ 임미현> 하지만 집필진은 ‘계엄군의 발포, 언론 통제, 또 국가권력에 의한 희생자 발생. 이런 사실을 모두 기록했다.’ 이렇게 얘기하거든요. 하지만 지금 교수님 말씀은 군부지시에 대한 부분이 없다는 말씀이신가요?

◆ 주진오> 누구에 의해서 이런 희생이 이루어졌는지, 희생자가 많이 발생했는지가 나타나 있지 않다는 것이죠. 이거는 잘 아시겠지만 여태까지, 또 전례 없이 이번에 이 교과서를 공개 안 하고 있거든요. 또 합격하고 난 다음에도. 사실 이런 경우는 한 번도 없었어요. 여태까지 제가 한국에서 검인정 역사교과서를 다 집필 했고, 다 합격을 받았는데요. 이렇게 합격하고 난 다음에도 책을 이렇게 공개하지 않는 경우는 본 적이 없고.. 이걸 떳떳하게 공개하고 난 다음에 그걸 가지고 얘기하면 좋겠는데, 마치 이건 뭘 숨기고 있는 건지 잘 모르겠어요.

◇ 임미현> 하지만 지금 누구나 열람이 가능한 상황 아닌가요?

◆ 주진오> 누구나 열람이 가능하지도 않고요. 그것도 하루에 3명 정도가 열람할 수 있다고 하니까.

◇ 임미현> 그렇게 한계가 되어 있나요?


◆ 주진오> 네. 그래서 지금 이걸 제대로 볼 수가 없게 돼 있어요. 그러고 왜 열람만 가능합니까? 사실 그걸 가지고 여러 가지 활용할 수 있어야 되는 거죠. 저는 제가 쓴 책이 전혀 그런 것에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거든요. 얼마든지 할 수 있는 건데, 여태까지와 달리 지금 이렇게 보안을 철저하게 유지하는 것에 대해서 다들 의아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 임미현> 이번에는 ‘전 정권에 대한 평가’ 부분을 살펴보겠습니다. 어제 권희영 교수는 전 정부의 편파적인 지적에 대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노태우 정부에 대해서 긍정적 평가만 기술하지 않았다. 전두환 정부를 계승했기 때문에 큰 지지를 받지 못했고, 국회에서 여소야대 상황을 맞았다는 점도 표기했다. 또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해서도 실정뿐만 아니라 권위주의를 약화시키려고 했다는 점에서 어떤 기여한 점. 그러니까 공과 함께, 전부 균형 있게 서술했다.‘ 어떻습니까?

◆ 주진오> 지금 이분들이 얘기하는 걸 보면 앞에 한마디를.. 예를 들면 5. 16에 대해서 하듯이 이렇게 한마디를 합니다. 그러고 난 다음에 대부분의 기록은 그렇지가 않아요. 부정적인 것 위주로만 다 이야기를 하고 있어요. 그런 것에서 문제가 있는 거죠. 예를 들면 ‘권위주의를 청산하려는 노력을 했다.’ 그럼 노력을 했다는 것이 그러했고, 또 그걸 통해서 어떤 성과가 있었다는 얘기는 아니지 않습니까?

물론 저는 정권에 대한 판단은 얼마든지 교과서 필자 나름대로의 판단이 있을 수 있다고 봅니다. 그 부분은 그럴 수 있는데. 예를 들자면 어떤 정권에 대해서는 너무 지나치게 좋은 점 위주로 쓰고, 어떤 정권에 대해서는 그렇지 않게 쓰고. 이런 것이 됐을 때 문제가 되는 것이지, 말하자면 그것에 대해서 평가를 다양하게는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지금 전체적으로 이야기되는 바에 의하면 특히 이명박 정부에 대한 서술이 오히려 더 문제 있는 게 아닌가, 그런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 임미현> 어떤 문젠가요?

◆ 주진오> ‘이명박 정부에서 국민소득 2만달러를 달성’한 것으로 기술돼 있으나, 이미 2007년도에 국민소득 2만달러는 달성이 됐죠. 또한 G20 의장국이 된 것도 ‘공’으로 적고 있는데요, 사실 우리가 국제회의 의장국이 된 경우는 아셈(ASEM)이나 에이펙(APEC) 등 수 없이 많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다른 경우는 적지 않고, 유독 이명박 정부 당시 G20의 경우만 적고 있죠.

또한 최근 감사원 감사 결과 논란이 되고 있는 한식세계화 사업도 사진까지 게재하며 ‘성과’ 라고 내세우고 있습니다. 이런 점들을 볼 때 교과서라 하기 보다는 MB 정부 홍보지에 가깝지 않을까 하는데요. 사실 이 교과서가 처음 제출된 시기가 이명박 정부때였다는 점도 무시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 임미현> 일각에서는 ‘좌편향 교과서다. 공격받는 교과서.’ 이렇게 얘기합니다. 어제 권희영 교수도 ‘기존의 교과서들이 오히려 좌편향이다.’ 이렇게까지 얘기를 했죠. ‘이런 교과서에서는 오히려 박정희, 이승만 대통령에 대한 공격 내지는 공보다 과 부분을 더 부각시켰다.’ 이렇게 얘기를 합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주진오> 지금 8종의 교과서가 합격을 했는데요. 그중에서 나머지 7종이 다 좌편향이다. 그리고 자기네 교과서는 객관적이고 균형 있다, 이런 얘기를 하고 있는데요. 우선 7개의 교과서가 다 편향이고 자기들만 객관적이라는 말이 과연 성립할 수 있는 건지, 우선 잘 모르겠습니다. 저는 성립할 수 없다고 보고요. 그게 숫자의 문제는 아니지만.

그리고 지금 현 교과서는 잘 아시지만 거의 10년 동안 교과서가 좌편향이니 하면서, 또 계속 그동안 논란을 벌이면서 굉장히 여러 차례 검정이 있었고요. 이번 검정은 더군다나 이명박 정부 하에서 만든 교육과정에, 또 자신들이 구성한 검정위원들이 검정한 결과입니다. 그럼 이 교과서들이 정말 좌편향이라면 그러한 교과서를 어떻게 합격 시킬 수가 있다는 건지, 우선 상식적으로 납득이 안 가고요.

지금 우리 교과서는요. 말하자면 우리는 친일문제에 대해 민족주의적인 시각에서 비판하고, 독재에 대해서 민주주의적인 시각에서 비판을 하는, 그리고 그것에 대한 반성을 통해서 앞으로 그런 역사가 우리에게 다시 반복되지 않기를 반성해 보고 전망해 보는 것, 그것이 기조를 이루고 있습니다.

◇ 임미현> 단 한 개의 교과서일 뿐인데, 이게 큰 문제가 되는 건가요?

◆ 주진오> 이게 정상적인 검정을 거쳐서 합격한 거라면 어쩔 수 없는 거죠. 하지만 그 과정이 정말 정상적인 건지에 대해서 검증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이고요.

◇ 임미현> 오히려 과정 자체에 대한 검증도 필요하다는 말씀이군요?

◆ 주진오> 과연 이 책이 어떻게 해서 합격을 했는지에 대한 검증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그리고 또 한 가지, 사실은 교육현장에서 역사 선생님들이 이 책을 채택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저는 생각하고 있는데요. 다만 걱정이 되는 것은 그 과정에서 그동안 역사교사들에게 1차적인 선택권이 있었던 것을 어떻게든지 다른 방식으로 바꿔서, 그러니까 외부적인 압력에 의해서 교과서를 채택하게 하는 외압이 있을까를 걱정 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않다면, 사실 이 교과서가 우리 교육현장에서 쓰여질 가능성은 별로 없다고 봅니다.

◇ 임미현> 그럼 지금 상황에서 이 교과서 취소해야 합니까?

◆ 주진오> 저는 그 문제는 제가 얘기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라고 보고요. 제가 아까 말씀드렸듯이 취소 여부는 검증위의 결과에 따라서, 만약에 그 검정이 편파적이고 부당하게 이루어졌다면 그때 가서 결정할 문제라고 봅니다.

◇ 임미현> 여기까지 말씀 듣죠. 교수님,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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