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그룹의 독식 심화…500대 기업 '부익부 빈익빈'

올 상반기에 상위 대기업의 경제력 독식이 더욱 심화됐다.

기업 평가 사이트인 CEO스코어가 국내 500대 기업 중 반기보고서를 제출하고 전년 동기 대비 비교가 가능한 293개사(비상장 60개사 포함)의 연결 기준 상반기 실적을 분석한 결과 5대 그룹의 매출은 1년 전 926조 8천 899억 원으로 1년 전보다 2.4%, 영업이익은 54조1천698억 원으로 8.6% 성장했다.

500대 기업 전체로 보면 영업이익은 플러스 성장했으나 업종별, 기업 규모별로는 격차가 크게 벌어졌다.

공기업을 제외한 전체 16개 업종 중 영업이익이 작년 동기 대비 플러스 성장한 업종은 삼성전자가 속한 IT전기전자(58.3%)와 석유화학(25.0%), 생활용품(5.4%), 서비스(5.3%), 유통(2%), 통신(1.8%) 등 6개 업종에 불과했고 나머지 10개 업종은 영업이익이 줄어들었다.

해운 등이 포함된 운송업종의 적자가 17배 확대된 것을 비롯해 조선기계설비(-72.1%), 에너지(-36.7%), 상사(-23.3%), 건설(-21.3%), 철강(-21.1%), 식음료(-15%) 등이 두 자릿수로 뒷걸음질 쳤다.

기업 규모별로는 상위 그룹에 이익이 쏠리며 양극화가 심각했다.

5대그룹의 영업이익은 총 38조 8천 826억 원으로 22.1%나 크게 늘었다.

허리띠를 졸라맨 덕분에 매출 증가율(6.4%)보다 영업이익 증가율이 더 높았다.

10대 그룹으로 넓히면 41조 7천 443억 원으로 14%, 30대 그룹은 46조 1천2 25억 원으로 7.4% 증가했다.

그러나 5대 그룹을 제외한 나머지 기업들의 영업이익은 15.2% 줄고 매출도 1.6%나 쪼그라들었다.


10대 그룹을 제외한 나머지 기업들의 영업이익 또한 -6.3%를 기록했다.

삼성, 현대자동차, SK, LG 롯데 등 상위 5개 그룹 계열사들로 이익이 확 쏠려 있기 때문이다.

500대 기업에 속한 삼성 계열사(15개)들의 총 영업이익은 20조1천966억 원으로 37.6%나 급증했다.

삼성전자(50.7%), 삼성전기(33.4%), 삼성토탈(135.3%) 등의 실적 호전에 힘입었다.

이에 따라 삼성 그룹이 500대 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매출은 작년 상반기 15.4%에서 올해 17.3%로 1.9%포인트, 영업이익은 작년 29.4%에서 올해는 37.3%로 7.9%포인트나 훌쩍 뛰었다.

현대자동차 그룹(14개사)은 엔화약세와 내수시장 침체, 노조파업 등으로 영업이익이 9조 4천 308억 원으로 9.1% 줄었다.

현대차(-7.7%), 기아차(-21%), 현대모비스(-4.7%), 현대제철(-31.1%), 현대글로비스(-3.7%) 등 주력 계열사들이 줄줄이 마이너스 성장했다.

SK그룹(14개사)은 SK이노베이션(80.1%), SK종합화학(33%), SK텔레콤(5.4%) 등의 선전에 힘입어 영업이익이 66%증가했고, LG그룹(11개사)도 LG디스플레이(1750.5%), LG유플러스(312.2%) 등의 견조한 성장 덕분에 19.7%의 영업이익 증가세를 기록했다.

반면 5대 그룹 이하는 크게 부진했다.

조선 철강업 부진으로 포스코(11개사), 현대중공업(5개사), 두산(5개사)은 각각 -10%, -56.1% -37.4%를 기록했다.

한화(5개사) 역시 -21.2%로 부진했고 한진(3개사)은 적자 규모가 3천억 원으로 확대됐다.

GS그룹(6개사)은 GS건설이 6천 946억 원의 적자를 내는 바람에 그룹 전체도 작년 4천 118억 원 이익에서 올해는 138억 원 적자로 전환하며 10대 그룹 중 최악의 실적을 냈다.

500대 기업 중 영업이익 증가율이 가장 높은 기업은 엔씨소프트로 무려 4827.2%를 기록했다.

이어 LG디스플레이(1750.5%), GS칼텍스(1387.2%), 동국제강(1292.8%), 대한유화공업(733.7%), 서울반도체(624.9%), 포스코건설(559.0%), 웅진씽크빅(515.3%), LG유플러스(312.2%), 삼립식품(287.0%) 등이 ‘톱10’을 이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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