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기사 “우정본부, 수수료 올려준다며 우리 속였다”


- 택배기사 수수료 줄이려고 물량 제한하고 집배원에게 대신 택배 업무까지 시켜
- 집배원처럼 공무원 임용된다는 희망? 꿈이 크면 실망도 크니까 기대 안한다
- 기자들 많을 때는 우리 요구안 접수하더니 아무런 답도 안 하고 있어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 1 (18:00~20:00)
■ 방송일 : 2013년 9월 3일 (월) 오후 7시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진경호 우체국 택배 비대위원장


26일 오전 광화문 우체국 앞에서 우체국 택배기사 비대위가 중량별 차등 수수료제를 폐기하고 단일 수수료제 환원과 수량 제한 폐기, 기본 배달 수수료 책정시 노동자 대표단과의 합의를 요구하며 결의대회를 가지고 있다. 윤창원기자
◇ 정관용> 추석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이맘때 제일 바쁜 분들이 바로 택배기사 분들이죠. 너무 바빠서 식사할 시간도 없다, 이런 분들이 시간을 쪼개서 농성을 했다고 그럽니다. 특히 눈에 띄는 분들 우체국 택배기사 분들인데. 우체국이면 택배서비스 부분 고객만족도 조사에서 6년 연속 1등을 차지하고 있는 기관인데. 정작 택배기사 분들은 불합리한 노예계약을 강요당하고 있다, 이렇게 지금 하소연하고 나서셨네요. 우체국 택배서비스 비상대책위원회 진경호 위원장 연결합니다. 진 위원장님, 안녕하세요?

◆ 진경호> 네, 반갑습니다.

◇ 정관용> 몇 년째 지금 일하고 계세요?

◆ 진경호> 저는 지금 6년째 일하고 있습니다. 천안에서.

◇ 정관용> 보통 요즘 같으면 아침 몇 시에 출근하셔서 몇 시에 끝나시고 월급이 얼마입니까?

◆ 진경호> 저희들이 한 6시에 출근을 해서요. 지금도 아직 일이 안 끝났습니다. 그래서 잠시 차를 세우고 전화를 받는 중인데요. 요즘 같으면 보통 9시, 10시, 11시 대중없습니다.

◇ 정관용> 그런데 월급이 어느 정도 됩니까?

◆ 진경호> 지금 제가 지난달 우체국이 지금 중량별 차등 수수료제를 시행하고 난 뒤에 7월달 월급이 241만원이었는데, 찍힌 게 총. 여기에서 기름값 한 30만원 나가고 저희가 개인사업주로 돼 있기 때문에 부가가치세를 무조건 10%를 뗍니다. 그거에다가 영업용 넘버, 그러니까 노란 번호판을 빌려서 하는데 이게 한 11만원에서 17만원을 나가고요. 보험료 나가죠. 저희들 하루 종일 전화기 잡고 살잖아요. 전화비 나가죠. 밥값 이런 건 제외하고. 밥은 굶으면 되니까. 그런데 이런 건 꼭 필요한 건데. 이렇게 해서 한 100만원이 나가요, 기본경비로. 그러면 저야 아주 지난달에는 특수한 경우라고 하지만 우체국에서 하라는 대로 하면 실수령액은 월 170만원 180만원 정도가 나올 겁니다.

◇ 정관용> 조금 아까 중량별 차등수수료라고 하는 말씀하셨는데. 그러니까 무거운 거는 수수료를 더 많이 주고, 가벼운 거는 적게 준다 이 말인가요?

◆ 진경호> 네. 저희는 그래서.

◇ 정관용> 그 제도가 도입이 되고 나서 수입이 더 줄었어요?

◆ 진경호> 네, 많이 줄었어요.

◇ 정관용> 왜 그렇습니까?

◆ 진경호> 저희는 무거운 것을 더 주고, 가벼운 것은 좀 덜 준다고 해서 취지와 방향은 맞으니까. 그런데 기준을 5kg로 했어요, 우정사업본부가. 그런데 해보면 알지만 대부분의 택배는 농산물 무거운 것도 많지만 대부분 인터넷쇼핑하거나 이런 게 광범위하게 고객분들이 시키니까. 5kg미만이 보통 80%를 넘어가요, 택배가.

◇ 정관용> 가벼운 것이 훨씬 많다?

◆ 진경호> 그런데 우정본부가 우리를 속였어요. 5kg 미만은 자기네들이 통계를 내봤더니 52%다. 그래서 5kg 미만을 너무 많이 깎아버리고, 5kg 이상은 얼마 되지 않는 것은 올려줘서 우정본부가 저희들한테 올해 그랬습니다. 너희들 몇 년 동안 수수료 인상 못해줘서 올해는 물가도 많이 올랐고 기름값도 올랐고 하니까 한 15만원 정도 올려주겠다 이렇게 했는데. 올해 7월 1일부터 이 제도를, 이상한 제도를 시행하고 나서 보니까 우리가 7, 8월달 월급을 받았잖아요, 수수료를. 많이 깎이면 20만원.

◇ 정관용> 알겠습니다. 올려준다는 제도로 거짓을 했다 이 말씀이시고. 정작 결과는 오히려 깎였더라?

◆ 진경호> 네.

◇ 정관용> 그리고 또 노예계약을 강요당하고 있다라고 하소연하시고 농성까지 하셨는데. 어떤 부분에서 그런 노예.


◆ 진경호> 농성은 아니었고요. 우리가 처음으로 우정사업본부 앞에 가서 우리 요구안을 전달하는 이런 것을 한 거죠. 농성 같은 거는 아니고. 그런데 조금 너무 심해요.

◇ 정관용> 어떤 점들이요?

◆ 진경호> 그러니까 모든 게 배달수수료는 기본이고 우리 근무조건이나 계약서 내용들이 있잖아요. 우리들 일하는데 상당히 심대한 영향을 미치는 이런 것들이 단 한마디의 상의도 없어요. 그러니까 일방적으로 통보하는 방식이죠. 그래서 지금 저희가 더 갑갑해 하는 건 하루에 130개만 해라 이거예요, 우정사업본부가. 그리고 크고 무거운 거는 네가 다 가져가고. 하루에 130개로 물량을 제한하겠다. 기본적으로 택배라고 하는 것은 우체국이 위탁을 줬으면 그 지역에서 나오는 택배는 위탁 준 사람이 기본적으로 소화를 해 줘야 되잖아요.

◇ 정관용> 네.

◆ 진경호> 그런데 우정사업본부는 아시다시피 편지나 등기를 배달하는 집배원들이 있잖아요. 그런데 이 사람들은 고정월급이 나가니까 이 사람들한테 택배를 강요하는 거예요. 우리가 똑같은 아파트를 저는 택배차를 타고 가고 집배원들은 오토바이를 타고 가서 편지등기를 배달하잖아요. 그 배달하는 과정에서 너희들 택배도 해라, 이렇게 하는 거예요. 그러니까 저희들의 일을 뺏어가게 되는 거죠. 그러니까 집배원들도 지금 불만이 하늘을 찌릅니다. 그렇다고 해서 집배원들 잔업수당 주는 것도 아니에요. 너무 할 말이 많아서.

◇ 정관용> 이게 제대로 되려면 사실은 우정사업본부에서 택배기사 분들도 다 직접 고용해야 되는 것 아니에요? 공무원으로?

◆ 진경호> 그러면 좋은데 저희는 너무 꿈이 높으면 실망도 클 테니까 저희는 그런 것까지는 바라지도 않고. 적어도 우리들의 실체를 인정하고 계약서 8조에 보면요. 우리들이 만드는 그 어떤 단체나 모임, 조직도 절대 해서는 안 된다. 이 조항이 명문화 되어 있어요. 상조회도 만들면 안 되고 그런 거잖아요.

◇ 정관용> 그러면 지금 진경호 위원장은 우체국 택배서비스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이신데 이런 거 만들면 안 되는 거를 지금 만드신 거네요, 그러면?

◆ 진경호> 네, 도저히 안 되니까. 그래서 어떻게 우정본부가 대응을 할지를 잘 모르겠는데. 그때는 지난 26일날 우리가 우정사업본부 갔을 때 기자 분들도 많이 오시니까 저희가 요구안을 전달하는 거를 받았어요. 받고 기자들 앞에서 어제까지, 9월 2일까지 반드시 답변서를 주기로 했어요. 우리가 요구한 내용에 대해서.

◇ 정관용> 답변서 왔습니까?

◆ 진경호> 안 왔어요. 안 오면 전화라도 해서 이러 저렇다 사정을 얘기해야 되는데. 그런 것도 없고, 답변서도 안 오고. 그리고 잠잠해지기만을 기다리는 것 같습니다.

◇ 정관용> 그동안 일체 이런 어떤 택배서비스하시는 분들과의 대화라든가 이런 것들이 없었다?

◆ 진경호> 없죠. 아예 없죠.

◇ 정관용> 그리고 한 분, 한 분이 개별 개인사업자로 되어 있으니까 싫으면 그만둬라. 아마 이런 식으로 나왔겠군요.

◆ 진경호> 그게 이거예요. 그러니까 저희가 해마다 재계약을 해요. 우정사업본부가. 그러니까 이때마다 우체국은, 우정사업본부는 마치 자기 세상이죠. 눈에 벗어났거나 자기 말에 순종하지 않는 사람들을 해고하는 기계로 삼는 거예요. 제가 일하는 데서도 동천안우체국 국장하고 전부가 저를 비롯해서 동천안우체국 말 안 듣는 사람 다 잘라버려라. 이렇게 해서 문제가 굉장히 컸었었고. 이러한 일은 하도 많아서 일일이 열거하기조차도 힘들 정도로 굉장히 일상화 되어 있는 사례입니다.

◇ 정관용> 알겠습니다. 정확히 실상이 알려지지 않았었는데 이제 많은 분들한테 실상이 알려지고 있는데. 우정사업본부에서 어떻게 대응을 하게 될지 저희도 관심을 계속 갖고 지켜보도록 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진경호> 고맙습니다.

◇ 정관용> 우체국 택배서비스 비상대책위원회 진경호 위원장의 말씀 들어봤습니다. 공무원으로 상시 고용해야 되는 것 아니냐는 저의 질문에 너무 꿈을 크게 가지면 실망도 크다. 그런 건 아예 꿈도 못 꾼다라고 말씀하시네요. 우정사업본부의 반응 지켜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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