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창용은 8일(한국시간)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 리글리필드에서 열린 메이저리그 밀워키 브루어스전에서 꿈에 그리던 메이저리그 데뷔전을 치렀다. 3-4로 뒤진 7회말 1사 후 마운드에 올라 ⅔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한국프로야구(1995~2007년), 일본프로야구(2008~2012년)를 거쳐 꿈의 무대를 밟은 임창용은 지난해 7월 받은 팔꿈치 수술 탓에 미국에 와서도 재활에 매진했다. 이후 마이너리그에서 실전 테스트를 받았고, 9월부터 열린 확장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면서 메이저리그로 올라왔다. 한국과 일본을 거쳐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은 한국인 선수는 이상훈, 구대성에 이은 세 번째다.
이미 '초구는 직구'라고 공언했던 임창용은 마운드에 오르자마자 션 할턴에게 91마일 패스트볼을 뿌렸다. 비록 스트라이크존은 벗어났지만 꿈의 무대에서 자신의 장기인 뱀직구로 포문을 열었다.
임창용은 할턴을 상대로 8개의 공을 모두 패스트볼로 던졌고, 최고 93마일까지 찍혔다. 아쉽게도 결과는 볼넷이었다. 이어 일본 야쿠르트 스왈로스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아오키 노리치카에게 5구째 89마일 패스트볼을 통타당해 1사 1, 2루 위기에 놓였다.
하지만 후속 타자 진 세구라에게 던진 88마일 뱀직구가 통했다. 세구라의 타구는 유격수 앞으로 향했고, 유격수-2루수-1루수로 연결되는 병살타로 이닝을 마쳤다.
볼넷 1개, 피안타 1개를 내줬지만 공 자체에는 위력이 있었다. 14개의 공 중 13개를 패스트볼로 던졌고, 최고 구속도 93마일까지 나왔다. 전성기 시절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공 끝의 변화는 여전했다.
'베테랑' 임창용의 메이저리그 정복기가 시작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