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수역에서 명태잡이를 하는 H사는 올해들어 8월말 동태 판매량은 7,825톤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13,618톤과 비교해 매출이 반토막이 난 상태다.
이 회사가 북서베링해에서 잡아 올린 명태 2,300여톤은 9월초 국내로 입하됐으나 창고에 쌓여 있다. 방사능 우려 때문에 번번이 입찰이 유찰되고 있기 때문.
D사의 경우 올들어 7월말까지 월평균 2,300여톤씩 동태를 팔아 왔지만 8월 판매량은 1137톤으로 줄었고 S사는 7월말까지 월평균 1,230톤 가량씩 판매됐지만 14톤으로 격감했다.
국민생선으로 불리는 명태는 한국인이 좋아하는 대표적 생선이지만 최근 국내 소비는 예년 대비 30% 이상 감소했다는 것이 한국원양산업협회의 설명이다.
이같은 현상이 벌어지는 이유는 통태가 일본 방사능에 오염됐을 것이라는 괴담이 온오프라인을 떠돌고 있기 때문이다. 후쿠시마 원전사고로 방사능 오염수가 해양으로 유입되고 일본과 가까운 베링해역 역시 오염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뿐아니라 명태의 90%는 일본산 이라는 것이다.
사실일까?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그렇지 않다. 국내에서 팔리는 명태는 생태와 동태로 나뉘고 생태는 일본산 동태는 우리 원양어선이 러시아수역에서 잡아 들여온다.
러시아 명태어장은 원전 사고현장과 2,500~4,000킬로미터 이상 떨어져 있고 해류 성질상 방사능 오염 우려가 없다고 한다. 국립수산과학원에 따르면, 일본 후쿠시마 원전 앞바다는 남쪽의 쿠로시오 난류와 북쪽에서 내려오는 오야시오 한류가 만나는 지점으로 이보다 수천 키로미터 북쪽에 위치한 러시아 수역은 한류 영향으로 인해 방사능 오염 물질로부터 비교적 안전하다.
그런데도 최근들어 국내에 소비되는 명태의 90%가 일본산이라는 엉터리 괴담까지 돌면서 소비자들이 러시아 수역에서 잡은 동태(냉동명태)까지 외면하고 있다는 것이다.
원양협회는 "국내에서 유통되는 명태는 한해 약 25만여톤인데 이중 극히 일부인 5천여톤만 일본산 생태(냉장명태)이고 이를 제외한 동태(냉동명태)는 러시아수역에서 잡기 때문에 방사능 오염으로부터 안전하다"고 밝혔다.
실제 방사능 검사 결과에서도 방사능이 검출된 적이 없다는 것이 협회의 설명이다.
국립수산물품질관리원은 일본 원전사고 직후인 지난 2011년 3월 15일부터 원양산 동태에 대한 방사능 검사를 실시하고 있지만 지금까지 단 한 차례도 방사능 오염이 검출된 사실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조사결과도 마찬가지이다.
원양협회는 추석을 앞두고 급감한 동태소비를 늘리고 오해를 불식시키기 위해 적극 홍보활동에 나섰다. 오는 9월 13일에는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서울역광장에서 소비자와 함께 하는 수산식품 위생안전 캠페인 행사를 벌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