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쉬움은 더욱 커졌다. 10일 오후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유럽의 강호 크로아티아와의 평가전에서 허점이 분명하게 드러났기 때문이다.
한국은 유럽파가 처음 합류한 이번 소집 기간에 치른 두 차례 평가전에서 총 3골을 내줬다. 3골 모두 머리에서 나왔다. 과정이 좋지 않았다. 뒤에서 쇄도하는 공격수를 수비가 제대로 견제하지 못해 허용한 실점이기 때문이다.
지난 아이티전에서는 역습 상황에서 기습적으로 올라온 크로스가 수비수 2명 사이로 절묘하게 들어왔다. 달려오는 공격수 벨포르의 머리에 제대로 닿았다. 그 누구도 쇄도하는 벨포르의 동선을 파악하지 못했다.
이날 경기에서도 그랬다. 0-1로 뒤진 후반 26분 왼쪽 측면에서 올라온 크로스가 무인지경이나 다름없는 상황에서 니콜라 칼리니치의 머리를 맞고 골문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첫 실점 역시 상대 머리가 만들어낸 작품이었다. 세트피스 상황에서 날카로운 프리킥이 골문을 향해 날아갔다. 순간적인 경합에서 자리를 내준 대가는 컸다. 문전 앞에서 머리에 머리를 맞고 골이 터졌다. 한국은 크로아티아에 1-2로 패했다.
세트피스에서의 실점은 전임 사령탑인 최강희 감독 시절 대표팀의 고질적인 문제점이었다. 유럽파들의 가세로 홍명호 감독이 추구하는 공격 스타일은 그 가능성을 보였지만 반대로 이번에는 수비에서의 허점을 명확하게 노출했다. 내년 브라질월드컵으로 가는 과정에서 결코 나쁘지만은 않은 배움의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