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리-푸이그, 미워할 수 없는 '악동 콤비'

'영웅은 미녀를 좋아해!' LA 다저스 핸리 라미레스와 야시엘 푸이그(오른쪽)가 11일(한국 시각) 애리조나와 홈 경기에 앞서 한 미모의 여성팬과 사진을 찍고 있다.(LA=임종률 기자)
메이저리그 LA 다저스-애리조나의 경기가 열린 11일(한국 시각) 미국 다저스타디움. 류현진(26)을 비롯해 다저스 선수들은 경기 전 타격 및 수비 훈련을 소화하고 있었다.

홈 경기인 데다 지구 선두가 거의 확정적인 만큼 선수들은 활기찬 분위기였다. 그들 중 유난히 눈에 띄는 선수들이 있었다.

바로 팀의 분위기 메이커이자 단짝인 핸리 라미레스(30)와 야시엘 푸이그(23). 이들은 훈련 중 끊임업이 다른 선수들과 농담과 장난을 주고받았고, 유쾌하게 웃으며 타격 박스에 들어서 호쾌한 스윙으로 공을 연신 담장 밖으로 넘겼다.

라미레스는 경기 전 훈련 참관을 위해 그라운드로 초청된 팬들 중 미모의 여성과 친숙하게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이후 푸이그를 불러 함께 사진도 찍었다. 다저스 구단 직원은 "그 여성은 정말 핸리와 친구 사이(just a friend)"라며 오해(?)를 사전에 차단했다. 이처럼 둘은 자유분방하게 야구를 즐기는 모습이었다.


두 중남미 출신 야구 천재들의 장난기는 전날도 맹위(?)를 떨쳤다. 10일 생애 1경기 첫 홈런 3방을 몰아친 괴력을 뽐낸 후안 유리베(34)가 더그아웃으로 들어오자 짖궂은 세리머리를 시도했다. '킹콩'이 별명인 유리베에게 원숭이라고 놀리며 바나나를 먹인 것.

워낙 절친한 사이라 유리베도 그들의 장난에 맞장구를 쳤다. 경기 후 유리베는 "나를 왜 원숭이라고 부르는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나 때문에 동료들이 즐거워 했다면 좋다"며 웃었다.

이날도 마찬가지였다. 3-3으로 맞선 연장 11회말 다저스는 스캇 반 슬라이크의 끝내기 2점 홈런으로 5-3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다저스 선수들은 모두 뛰어나와 기쁨을 만끽했다. 내셔널리그(NL) 서부지구 우승 매직넘버를 '6'으로 줄인 순간이었다.

문제는 다음이었다. 반 슬라이크는 당연히 이날의 히어로로서 방송 인터뷰 중이었다. 라미레스와 푸이그는 살금살금 다가가 반 슬라이크를 향해 음료수가 가득한 통을 쏟아부었다. 반 슬라이크는 그대로 음료수에 흠뻑 젖었고, 두 악동들은 폭소를 터뜨리며 어린애마냥 좋아했다.

도미니카공화국 출신 라미레스는 올해 부상 복귀 후 4번 타자로 맹활약하며 타율 3할3푼9리 18홈런 53타점을 올리고 있다. 푸이그도 타율 3할3푼8리 15홈런 32타점 58득점으로 쿠바발 태풍을 이어가고 있다. 이날도 푸이그가 2회 추가 타점을, 라미레스는 5회 득점을 올리며 팀 승리에 일조했다.

빼어난 야구 실력과 함께 팀 분위기까지 즐겁게 만드는 두 야구 천재의 활약에 다저스의 상승세도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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