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KBS 2TV '바라던 바다'가 파일럿 방송을 했다. '바라던 바다'는 요트 여행기를 담은 프로그램이다.
최근 예능프로그램을 살펴보면 지상파는 물론 케이블에서도 여행을 테마로한 예능 프로그램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KBS 2TV '해피선데이-1박2일', '마마도', MBC '일밤-아빠! 어디가?', tvN '꽃보다 할배' 등 주요 예능 프로그램을 비롯, SBS '정글의 법칙', '짝' 등 '변종' 여행 프로그램까지 합하면 그 숫자는 더욱 늘어난다.
이처럼 여행이 예능의 대세로 등극한 이유는 무엇일까. 관계자들은 입을 모아 "여행이 주는 돌발 상황"을 꼽았다.
KBS 예능국 한 관계자는 "여행을 하다 보면 예기치 못한 일들이 많이 일어난다"며 "예능은 변수가 많을수록 재밌다. 변수에 대처하면서 캐릭터도 나오는 법이다. 그런 면에서 여행은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바라던 바다'의 맏형 신현준은 제작발표회에서 "8시간 안에는 도착한다는 곳이 바람이 불지 않아 14시간 만에 도달했다. 예기치 못한 사고와 상황의 연속이었다"고 촬영 분위기를 전했다. '바라던 바다' 조성숙 PD 역시 "많은 준비를 했지만 예측했던 것처럼 흘러간 것은 하나도 없었다"며 돌발 상황을 언급했다.
달라진 예능 트렌드와 새로움을 찾는 고민의 산물이라는 분석도 있다.
한 예능 PD는 "여행을 떠나면 못 보던 그림을 담을 수 있다"고 여행 예능 프로그램의 장점을 전했다. 이와 함께 "시청자들은 말로 떠드는 것 보다는 보여주는 것을 선호하는 추세다"며 "다양한 상황을 보여주려면 촬영 시간이 길어지고, 자연스럽게 여행이 되는 것 같다"고 전했다.
이와 더불어 시청률에서도 강한 모습을 보이면서 여행 예능프로그램 붐이 더욱 강력하게 일고 있다.
2007년 첫 방송을 시작해 지금까지 방송되는 '1박2일'을 비롯해 '아빠! 어디가?'도 수 주째 동 시간대 1위를 지키고 있다. '1박2일' 흥행을 이끌었던 나영석 PD의 '꽃보다 할배'는 케이블 채널이라는 핸디캡에도 불구하고 지상파를 위협하는 시청률과 화제 몰이 중이다.
일각에서는 "여행프로그램이 지나치게 많이 나오면서 식상함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조심스럽게 제기하고 있다. 그렇지만 한 예능 관계자는 "요즘은 여행과 체험이 추세인 것 같다"며 "당분간은 이 흐름이 계속 가지 않겠느냐"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