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장관 감찰지시 1시간 만에 채동욱 총장 사의표명

채동욱 검찰총장이 13일 오후 전격 사의를 표명했다. (송은석 기자/자료사진)
채동욱 검찰총장이 13일 오후 2시 30분 전격 사의를 표명했다. 황교안 법무부장관이 채 총장에 대해 사상 처음으로 사실상 감찰 지시를 내린지 1시간 만이다.

채 총장은 "검찰총장직을 내려놓으며 저는 오늘 검찰총장으로서의 무거운 짐을 내려놓고자 한다"며 "주어진 임기를 채우지 못하여 국민 여러분께 대단히 죄송한 마음"이라고 밝혔다.

이어 "저의 신상에 관한 모 언론의 보도는 사실 무근임을 다시 한번 분명하게 밝힌다"며 "근거 없는 의혹제기로 공직자의 양심적인 직무수행을 어렵게 하는 일이 더 이상 되풀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며 자신에 제기된 혼외 아들 의혹을 강하게 부인했다.

앞서 이날 오전 1시 22분쯤 법무부는 출입기자단에게 "사정기관의 책임자에 관한 도덕성 논란이 지속되는 것은, 검찰의 명예와 검찰에 대한 국민의 신뢰에 심대한 영향을 미치는 중대한 사안이므로 더 이상 논란을 방치할 수 없다"며 "조속히 진상을 밝히기 위해 법무부 감찰관으로 하여금 조속히 진상을 규명해 보고하도록 지시했다"며 황 장관의 진상규명 지시 사실을 알려왔다.

법무부는 이날 오후 1시 50분쯤 긴급 브리핑을 갖고 "조속한 진상 규명을 위해 장관이 진상규명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검찰 안팎에서 법무부 장관이 감찰 조사를 내린 그 자체가 채동욱 총장에게 사퇴하라는 메시지를 담긴 것이라는 평가가 부담스러운 듯 "법무부 감찰관이 진행하지만 '감찰'이 아닌 '진상규명'이라고 선을 그었다.

장관이 감찰을 지시하기 전 청와대에 보고했거나 사전에 재가를 받은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장관이 결정한 사안"며 "청와대에 사전에 보고했거나 재가를 받았는지 여부는 정확하게 알지 못한다"고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구체적인 진상규명 방법이나 향후 일정 등에 대해서는 "감찰관실에서 결정해서 진행할 내용"이라며 말을 아꼈다.

'혼외자녀 해당 여부에 대해 확인하기 위해서는 유전자 검사 외에는 별다른 방법이 없는 것 같은데 진상규명을 위한 다른 방법이 있느냐', '법무부 감찰관실이 이를 강제로 진행할 법적 근거가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방법에 대해서는 말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총장에 대한 감찰이 진행되는 동안 검찰 조직이 원활하게 운영될 수 없다는 점도 고려됐냐'는 지적에 대해서도 "그런 부분도 충분히 고려하고 결정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황 장관은 이날 오전 채 총장에 대한 감찰지시를 내렸고, 대변인실은 채 총장이나 대검 측에 이를 알리지 않은 채 언론에 감찰 착수 사실을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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