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학사 양진오 대표이사는 16일 서울 마포구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앞으로 저자와의 협의와 관계기관이 밝힌 방침, 검정 절차에 따르겠다"며 "이에 따른 어떤 결과라도 겸허하게 수용하겠다"고 말했다.
교학사는 한국사 교과서 채택 거부운동이 펼쳐지는 데다 자사 다른 교과서까지 논란에 휩싸여 경영상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보고 지난 주 출판 포기를 검토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양 대표는 한국사 교과서 발행자로서의 권리를 포기하고 싶다는 강한 뜻을 저작권자인 저자에게 거듭 전달했다고 밝혔다.
지난 13일 대표 저자인 권희영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 이명희 공주대 교수와 만나 출판 포기 입장을 이야기했으나 저자들이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양 대표는 전했다.
교과서의 경우 저자의 동의 없이 출판을 포기할 수 없고, 동의 없이 출판을 포기하면 저자가 출판사 측에 민사상 책임을 물을 수 있다.
양 대표는 "민사상 보상에 따른 피해가 크더라도 출간을 포기하려고 했는데, 저자의 의지가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저희가 안 하겠다고 해서 되는 것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권희영·이명희 교수 등은 17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교학사 교과서를 둘러싼 그동안의 논란에 대해 입장을 표명할 예정이다.
앞서 교학사를 제외한 나머지 7종의 한국사 교과서 집필자들은 교육부의 수정지시를 따르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교학사가 출간을 강행하고 다른 출판사의 저자들이 교육부 방침에 반기를 들면서 당분간 한국사 교과서를 둘러싼 갈등국면이 이어질 전망이다.
교육부는 교학사 교과서를 비롯해 최근 검정 합격한 한국사 교과서 8종을 다음 달 말까지 모두 수정·보완키로 하겠다고 밝혔다.
교육부의 수정 명령을 따르지 않을 경우 교육부는 해당 교과서의 검정합격을 취소시킬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