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째 계약직 직원으로 일하고 있는 우성미(29.여)씨는 "정규직 자리가 없어서 걱정이다"라면서 질 좋은 일자리 문제를 가장 먼저 정치권이 해결해줬으면 하는 우선순위로 꼽았다.
이제 막 결혼을 한 배모(35)씨는 "전세가 제일 고민"이라면서 "분명히 집주인이 전세값을 올려달라고 할텐데 이미 살고 있는 집도 대출을 대부분 받은 건데 더 이상 대출 받을 곳도 없어 힘들다"고 토로했다.
그는 "정부가 발표한 전월세 종합대책으로 집값 하락세가 조금 멈췄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전세값이 떨어질 줄 몰라 전세값 구하러 다니는 우리같은 사람들은 여전히 걱정이 크다"고 상황을 전했다.
가정 주부인 김정숙(53.여)씨는 가족들의 먹을거리 안전에 대한 우려가 컸다.
김씨는 "일본 방사능 때문에 일본산 수산물 뿐만 아니라 국내 수산물 살 때도 꺼려진다"면서 "일부 지역 수입 조치를 취했다고 하지만 밥상을 차리는 주부로서 불안한 건 여전하다"라며 보다 확실한 정부 대책을 바랐다.
추석 직전에 이뤄진 박근혜 대통령과 여야 대표의 3자회담 결렬과 국회의 개점 휴업도 많은 시민들의 지탄을 받았다.
회사원 김성재(36)씨는 "3자회담에 그렇게 큰 기대는 안했지만 그래도 국회가 정상화될 줄 알았다. 그런데 왜 했나 싶은 허탈한 감정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때까지 치고 박고 싸우다가 추석 앞두고 보여주기식 회담은 아니었는지 여야 모두에게 묻고 싶다"고 따졌다.
이모(43.여)씨는 "3자회담에선 여(與)나 야(野) 대통령이나 모두 소통이 안되는 '불통'의 정치권 모습을 보여줬다"면서 아쉬워했다.
국정원 개혁에 대한 시민들의 목소리는 높았지만 국내파트 폐지에 대한 부분은 찬반이 엇갈렸다.
박모(59)씨는 "국정원은 자기 존재 가치를 자기네가 떨어뜨린 것"이라면서 "어떻게 국가의 중요 기관을 국민들이 해체하라고 하겠냐"면서"존재 가치를 못 나타내니까, 정권의 하수인 노릇을 하니까 해체라고 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김모(36.여)씨는 "항상 안보 위협을 느낀다. 나라의 존재 자체를 지키기 위해 안보는 필수다. 이에 대한 예산이나 지원이 줄어들면 절대 안된다"고 말했다. 김씨는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 사태를 보듯 국정원의 국내파트 폐지도 없애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또 대다수의 시민들은 "정치인들이 싸우는 것이 하루이틀도 아니지 않나", "서민 우선이라고 말만 하지말고 제발 그만 싸우고 일 좀 했으면 좋겠다"는 등 해묵은 정쟁에 대해 우려와 비판의 목소리를 전했다.
이날 서울역에서 귀성객들에게 인사를 전했던 새누리당 강은희 원내대변인은 "사실 정치권이 여야 정쟁을 너무 많이 해서 시민 입장에선 맘이 불편하실 것"이라면서 "추석이 지나고 난 다음에는 견해 차이를 서로 인정하고 좀 더 합치될 수 있는 길로 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고향 내려가는 서울역에서 전한 '한가위 민심'을 정치권이 얼마나 귀기울일지 관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