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었던 진영마저 사퇴 검토…박근혜 정부 '첫 개각' 불가피

양건, 채동욱 이어 진 장관까지...핵심 장관급 3명 공석될 듯

진영 복지부 장관. 황진환 기자/자료사진
양건 전 감사원장의 자진사퇴와 채동욱 검찰총장의 사의표명에 이어 이번에는 진영 보건복지부 장관이 조만간 사의를 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핵심 권력기관장 2명이 사실상 공석인데다 박근혜표 복지공약의 총책임자인 보건복지부장관까지 물러날 것으로 예상돼 박근혜정부 첫 개각이 예상보다 빨라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 진영, 기초연금 발표 뒤 사의 검토

진 장관의 한 측근은 22일 CBS와의 전화통화에서 "공식적인 사표 제출은 아직 안했지만 물러나겠다는 뜻은 청와대 측에 직.간접적으로 전달한 것으로 알고있다"고 밝혔다.

그는 "조만간 발표할 기초연금 정부안에 대해 야당이 공약후퇴라고 반발하며 국회에서 진통을 겪을 가능성이 커 누군가는 책임을 져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면서 "장관이자 정치인으로서 그 책임을 지고 가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관련해 정부 고위관계자는 "아직 사표를 제출한 것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으면서도 "기초연금과 관련해서 공약후퇴 논란에 책임을 지는 차원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양건 전 감사원장. 황진환 기자/자료사진
앞서 지난 8월 23일에는 전임 이명박 정부에서 임명된 뒤 현 정부에서 연임한 양건 전 감사원장이 4대강 사업 감사와 감사위원 인사 등과 관련해 청와대와 갈등을 빚은 끝에 자진사퇴 형식으로 물러났다.

채동욱 검찰총장. 송은석 기자/자료사진
또, 이달 13일에는 조선일보에 보도된 '혼외아들 의혹'에 시달리던 채동욱 검찰총장이 사상 초유의 검찰총장 감찰에 반발해 사표를 제출했다.

관련해 채 총장에 대한 감찰을 지시한 황교안 법무장관 역시 한때 사표제출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져 이번 사태의 결과에따라 거취가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다 차관급 가운데는 양건 전 감사원장 사퇴 파문으로 아직까지 후임을 결정하지 못한 감사위원 자리와 재산신고 과정에서 공문서 변조 의혹을 받고 사퇴한 박종길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 자리가 공석이다.

◈ 첫 개각 이뤄지나? 인사검증에 장시간 걸릴듯

결국 부총리급 1명과 장관급 2명, 차관급 2명이 현재 공석이거나 조만간 공석이 될 것으로 보여 이들 자리를 모두 채우기 위해서는 뜻하지 않게 사실상의 박근혜정부 첫 개각이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문제는 고위직 인사에 대해 높아진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인사를 고르기가 쉽지 않다는 점에서 순차적인 인사가 됐든 개각이 됐든 박 대통령 입장에서는 곤혹스러울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박 대통령은 인수위 당시 도덕성 논란을 빚은 김용준 전 총리 후보자 낙마부터 시작해 성추행 파문을 일으킨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 경질까지 인사파동을 겪은 뒤 국민들께 사과했다.

이후 청와대는 고위직 인사에 대한 인사검증을 강화했지만 그 결과 주요 인사가 계속 지연되는 역효과를 경험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새정부 출범 7개월이 다되가도록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는 공공기관장 인사다.

따라서 또 한번의 인사파동을 막기위한 정밀한 인사검증, 여기다 채동욱 검찰총장 사태처럼 아직 현재진행형인 사안까지 감안하면 이들 핵심 요직을 임명하기까지 다시한번 오랜 시간이 지체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해 정부 고위관계자는 "현재로서는 내각에서는 진 장관만 물러날 것으로 예상돼 개각이 이뤄질 것이라고 단언할 수 없다"면서도 "어쨋거나 핵심적인 자리가 비어있는 부분은 걱정"이라고 우려감을 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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