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모자 실종사건…'치아' 일치 확인, 실종 母 시신 추정(종합)

인천 실종 모자.
인천 모자(母子) 실종사건과 관련해 강원도 정선에서 발견된 시신이 실종된 어머니 김 씨일 것으로 추정된다.

23일 인천 남부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발견된 시신의 치아를 감식한 결과, 실종된 김 씨가 임플란트 치료를 받았던 치과 진료 기록과 일부 일치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일치하는 치아는 임플란트 5개와 금니 1개다.

이날 사체는 옷이 입혀진 상태에서 손과 발이 청테이프로 결박됐고, 매장이 아닌 이불과 비닐에 둘러싸여 낙엽더미에 덮여 심하게 부패한 상태였다.

경찰은 피의자 정 씨와 동행했던 부인 A(29)씨의 진술을 토대로 이날 오전 9시 10분쯤 강원도 정선군 신동읍 가사리 야산에서 시신 1구를 발견했다.

시신이 발견된 장소는 도로에서 약 10m 떨어진 곳으로 실종된 김 씨의 친정이자 피의자 정 씨의 외가와도 가까운 거리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사체의 크기와 치아 형태로 봐서 실종된 김 씨인 걸로 추정하지만, 정확한 신원 확인을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사체 부검과 DNA 검사를 의뢰했다.

DNA 확인 결과는 빠르면 약 1주일가량이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경찰은 모자의 행적이 끊긴 지난달 13일 오후부터 14일 오후 사이에 김 씨 집에서 범행이 이뤄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또 흉기나 둔기보다는 약물에 의해 모자가 살해됐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시신 발견의 결정적 단서를 제공한 A 씨는 '이번 사건이 남편의 소행'이라며 시신 유기장소를 지목한 것으로 전해졌다.

A 씨는 경찰에서 "지난 14일 오후에 남편 정 씨로부터 '화해를 하고 여행을 가자'는 연락을 받고 택시를 타고 가 인천시 학익동에서 만났다"며 "형의 차를 타고 함께 강원도를 갔지만 차량에 시신이 실려 있는지는 몰랐다"고 진술했다.


정씨 부부는 갈등을 빚다 이혼과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남편 정 씨가 야산에 무언가를 옮기는 것을 보고 이상한 생각이 들지 않았냐"는 경찰의 질문에 대해 "A 씨는 '자고 있어서 모르겠다'는 진술을 했다"고 경찰은 밝혔다.

이 같은 A 씨의 진술에 따라 지난 17일 경찰은 A 씨가 지목한 경북 울진을 함께 찾아가 수색작업을 벌였지만, 시신을 찾지는 못했다.

경찰은 그동안 피의자 정 씨가 혐의를 극구 부인하고 있어 직접증거를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경찰은 현재 형 정 씨의 시신을 찾기 위해 A 씨가 지목한 경북 울진군 서면 일대를 중심으로 대대적인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다.

어머니 김 씨는 지난달 13일 오전 8시 30분쯤 집 근처 현금인출기에서 현금 20만 원을 인출한 뒤 행방이 사라졌다.

또 어머니와 같은 집에서 함께 살던 장남 정 씨도 같은 날 오후 7시 40분쯤 친구와의 전화통화 이후 연락이 끊겼다.

이후 퀵서비스 배달원인 차남 정 씨는 지난달 16일 오후 4시 40분쯤 '어머니가 실종됐다'며 경찰에 신고했다.

앞서 차남은 10억 원대 원룸 건물을 소유한 어머니와 평소에 금전문제로 갈등을 빚었고, 차남의 부인 A 씨와도 고부갈등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지난 2011년 차남 정 씨가 결혼할 당시 어머니 김 씨는 1억 원 상당의 주택을 사 줬지만, 차남은 과소비와 도박 등으로 집을 팔고 빚까지 지게 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차남은 주변인들에게 생활고를 이유로 돈을 빌리려 했고 어머니를 찾아가 5,000만 원~1억 원을 마련해달라고 한 사실도 드러났다.

한편, 경찰은 A 씨에 대해 '존속살해 및 살인'과 '사체 유기'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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