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서울우유가 ℓ당 우유 가격을 220원 인상한데 이어 24일 매일유업(200원 인상), 26일 빙그레(170원 인상), 남양유업(220원 인상)이 줄줄이 가격을 올리기로 결정하면서 식음료업계도 들썩이고 있다. 유업계의 우윳값이 상승하게 되면 우유를 원료를 쓰는 관련 업계도 가격 상승 여파가 미칠 가능성이 높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우윳값 인상은 우유를 원료로 사용하는 업체들에게 영향을 주는 것은 당연하다. 단지 업체들이 그에 따른 원가적인 압박을 얼마나 감내하느냐의 차원"이라며 "그러나 적자까지 감내할 만한 회사는 없을 것"고 말했다.
A 제빵업체 관계자는 "가격 인상에 대한 유업체 측의 공지를 받지 않아 현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며 말을 아꼈다. 그러나 "전반적인 물가 상승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에 제조업체들은 원가 측면에서 부담을 갖고 있다"고 고충을 털어놓았다.
밀가루 가격 뿐 아니라 우유 등 원재료 가격이 꾸준히 오르고 있는 상황에서 원가의 압박을 감내하기에는 상당한 부담이 따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올해 초 밀가루 가격 인상에 따라 제빵제과업체 SPC가 일부 품목의 가격을 올렸다 여론의 비판에 부딪혀 하루만에 철회한 바 있다.
이 관계자는 "빵에 들어가는 원료 중 하나가 우유다. 원유 가격의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며 "밀가루나 우유는 인상을 하고 있지만, 빵은 최근 가격 변동이 없었기 때문에 원재료 압박을 받고 있어 힘든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B 제과업체 관계자는 "원가 압박에 시달리는 것은 사실이나, 올릴지 안올릴지는 검토 단계에 있다"고 말하면서도 "우유뿐 아니라 그동안 부자재 가격 상승이 많았다. 몇 년간 원가 압박을 감내했지만, 그러기에는 실적에 타격이 크다"고 말했다.
C 커피업체도 우유 가격 상승이 커피 가격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이 업체 관계자는 "거래하고 있는 업체의 B2B(기업간 거래)용 우유 가격 인상 여부에 따라 가격 상승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연쇄적인 가격 상승 움직임은 당분간 자제할 것으로 보인다. 관련업계들은 가격 인상에 대해 가격 인상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내비치면서도 "차후 상황을 더 지켜 봐야 될 것"이라는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식품업체 가격을 통제하는 분위기인데다가 정부와 소비자들 눈치까지 봐야 하니 당분간 가격 상승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