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시 갈증을 느끼던 차에 단숨에 들이킨 이 씨는 곧바로 '컥' 하며 음료수를 그대로 내뱉었다.
목구멍으로 손가락 한 마디만한 덩어리가 넘어왔기 때문이다.
꺼림칙한 느낌에 음료수를 종이컵에 부어본 이 씨는 캔 속에서 미끈거리고 불투명한 덩어리가 나오는 걸 발견했다.
게다가 색깔도 이상했다. 원래 포카리스웨트 색깔은 흰색이지만 이 씨가 먹은 포카리스웨트는 노란색이었던 것.
자신이 삼켰던 썩은 듯한 음료수를 보자 역겨움이 치밀어올랐고, 헛구역질만 계속 나왔다.
시간이 조금 지나자 이 씨는 복통에 두통까지 느끼기 시작했고, 화장실을 수 차례 오간 끝에 화가 난 나머지 제조사에 전화해 따졌다.
하지만 사측의 태도는 이 씨의 화를 더욱 돋우기만 했다.
사측은 "죄송하다"면서도 "평소 같으면 당장 고객님 집으로 가겠지만 지금은 금요일 저녁이라 갈 수가 없고 다음주 월요일에 방문하겠으니 먼저 병원부터 가보시라"고 했다.
이어 "구매한 금액을 환급해주고 보상으로 제품 한 상자를 드리겠다"고 했지만, 더는 대화할 필요를 못 느낀 이 씨는 전화를 그대로 끊어버렸다. 월요일에 찾아오겠다던 사측이 코빼기도 보이지 않았음은 물론이다.
더 심각한 건 포카리스웨트의 이물질 논란은 이번만이 아니란 점이다. 포털사이트에 '포카리스웨트 이물질'로 검색하면, 사진이 포함된 고객 불만 글들을 블로그나 카페에서 쉽게 찾을 수 있었다.
하지만 제조회사측은 "이물질이 아니라 침전물이거나, 제조 과정이 아닌 유통 과정에서 변질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제조 과정에서 이물질이 포함된 게 아니란 것이다.
회사 관계자는 "내용물을 용기에 담기 전에 고열로 처리하고 캔에 담아 봉합한 뒤 또다시 열처리한다"며 "제조상 변질될 우려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제품을 싣고 옮겨지는 과정에서 부딪히다 보면 육안으로는 보이지 않는 미세한 구멍이 생겨 대기중 세균이 유입될 수 있다"며 "음료가 전해질 미네랄 성분이라 응고되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러한 설명은 이물질이 발견될 때마다 여러 음료 제조회사들이 내놓은 해명들과도 판박이처럼 닮았다.
지난달 코카콜라사의 이른바 '곰팡이' 조지아 커피와 '해파리' 미닛메이드 주스, 롯데칠성의 '거즈' 트로피카나 음료가 잇따라 논란이 됐을 때도 각 회사들마다 비슷한 해명으로 일관해 빈축을 산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