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이 뭐길래…인천도 하남도 도박빚이 부른 '참극'

도박빚으로 생활고에 시달리다 살인 저질러

하남 여고생 살인사건 피의자 진모 씨(위)와 인천 모자 살인사건 피의자 정모 씨(아래). (자료사진)
'도박빚'에 허덕이던 두 사람이 결국 돌이킬 수 없는 일을 저질렀다.

하남 여고생 살인사건 피의자 진모(42)씨와 인천 모자 살인사건 피의자 정모(29)씨의 이야기다.

여고생을 살해한 혐의로 체포된 진 씨는 범행을 부인하다 26일 밤 10시 30분 경찰에게 혐의를 인정하고 범행을 자백했다.

그는 경찰에게 "성적 호기심이 있었고 금전적으로 어려운 상태라 돈을 빼앗을 생각도 있었다"고 밝혔다. "피해자 가족들에게 너무 죄송하다"면서 고개를 들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맞벌이하는 아내와 어린 두 자녀를 둔 진 씨는 경마와 도박빚으로 생활고를 겪고 있었다. 이번 범행도 금전적인 어려움 탓에 결심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그가 생활고를 겪게 된 이유는 다름 아닌 경륜 때문. 7~8년 전부터 경륜에 빠져 집 근처 경륜장을 드나들었던 그는 2천여만원의 빚을 졌다.

한때 전셋집 보증금 3천500만원으로 빚을 일부 갚기도 했지만 경륜에서 헤어나오지 못해 보증금 500만원에 월세 30만원짜리 집으로 이사를 가야 했다.

이처럼 생활고에 압박받던 진 씨는 술을 마신 상태에서, 야경사진을 찍고 있던 여고생 A(17)양을 칼로 찔러 살해했다.

인천 모자살인사건의 피의자, 차남 정 씨 역시 진 씨와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다.

26일 경찰에 따르면 정 씨는 "모친과의 갈등과 도박 중독, 과소비 등으로 인한 생계 곤란을 이유로 모친의 재산을 노렸다"고 범행동기를 진술했다. 또 숨진 부인 김모(29) 씨와 공모해 어머니와 형을 살해하고 사체를 유기했다는 진술도 확보했다.

어머니와 형을 살해한 혐의로 24일 구속된 정 씨는 8천만원의 빚을 지고 있다. 카지노를 다니며 재산을 탕진한 까닭이다. 이 때문에 결혼 당시 어머니 김모(58·여) 씨가 마련해준 1억원짜리 빌라도 8개월 만에 처분했다.

이후, 정 씨는 보증금 1천만원에 월세 40만원인 집에서 거주해 왔다. 그리고 지난 7월 어머니 김 씨에게 5천만원~1억원의 돈을 요구했지만 김 씨는 아들의 요구를 거절했다.

앞서 정 씨는 경찰 조사 과정에서 혐의를 부인하며 형이 어머니를 살해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해 왔다.

만약 어머니와 형이 끝까지 실종 상태로 남았다면 어머니 김 씨의 7억원대 재산은 모두 정 씨에게 돌아갔을 것이다.

실제로 정 씨는 범행 전 자신의 컴퓨터에서 '등기 서류', '가족 간 자동차 명의 이전' 등의 단어를 검색하기도 했다.

정 씨는 24일 진행된 영장실질심사에서 자신이 범죄를 저질렀음을 인정했다. 정 씨는 죄책감이 들어 범행을 자백하게 됐다고 밝히며 "죄송하다"는 말을 전했다.

남편과 공모한 혐의로 수사선상에 오르게 되자 정 씨의 부인 고(故) 김모(29) 씨는 지난 26일 경찰 조사과정에서의 부당함과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는 내용의 유서를 남기고 자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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