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동욱 총장 사표 수리…차기 검찰총장 후보군은

조만간 후보추천위 구성…연수원 14·15기 중심 논의 가능성

청와대가 '혼외아들 의혹'으로 지난 13일 사의를 밝힌 채동욱(사법연수원 14기) 검찰총장의 사표를 보름만에 수리함에 따라 검찰은 다시 수장 공백 상황을 맞게 됐다.

28일 법무부와 검찰 등에 따르면 후임 총장이 임명될 때까지 당분간 검찰은 길태기(연수원 15기) 대검찰청 차창검사가 총장 직무대행을 맡는 형태로 지휘부를 운영할 전망이다.

지난해 말 한상대 전 총장이 내분 사태에 따른 '검란'의 책임을 지고 물러난 뒤에도 후임 총장이 취임하기 전까지 김진태 당시 대검 차장이 직무대행을 한 바 있다.

법무부는 차기 총장 인선을 위해 조만간 '검찰총장 후보 추천위원회'를 구성하게 된다.

검찰의 독립성과 중립성 확보를 위해 총장 후보를 추천위 검증을 거쳐 임명하는 방식은 2011년 9월 개정 시행된 검찰청법에 따라 도입됐다. 채 전 총장은 추천위를 통해 임명된 첫 총장이다.

추천위는 법무부 검찰국장과 법원행정처 차장, 대한변호사협회장, 법학교수회장,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 이사장, 검사장급 이상 경력을 가진 검찰 출신자 등 당연직 위원 6명과 비당연직인 각계 전문가 3명 등 총 9명으로 구성된다.


이어 외부로부터도 심사 대상자를 천거 받은 뒤 적격으로 판정된 후보군 3명 이상을 검찰총장 후보로 법무부 장관에게 추천해야 한다.

법무부 장관은 추천 내용을 존중해 이들 중 1명을 총장 후보자로 대통령에게 임명 제청하고 대통령은 국회의 인사청문회를 거쳐 총장을 임명하게 된다.

차기 총장은 검찰 내부 관행이나 현재 검찰 고위직 인력 풀 등을 감안할 때 사법연수원 14∼15기 중에서 배출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고검장급인 16기 중에서 일부가 검토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다만 검찰 지휘부가 법원에 비해 매우 연소화돼 있다는 점과 검찰 조직의 안정성 등을 고려할 때 채동욱 전 총장과 연수원 동기인 14기 또는 한 기수 밑인 15기 중심으로 검토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법원에서는 황교안 법무부 장관과 동기인 연수원 13기가 지방법원장도 아닌 고법 부장판사, 일선 지법 수석부장판사 등으로 재직 중이다.

검찰 고위직 인사들이 최근 몇 년 새 너무 일찍 조직을 떠난 탓에 전반적으로 연소화가 심해지면서 수사·기획 역량이 떨어지고 조직 불안정이 심화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현재 검찰 고위직 중 14기는 없으며 재야에서는 지난 4월 퇴임한 김진태(61·경남) 전 대검 차장 등이 거론된다. 김 전 차장은 지난해에도 총장 후보 3명 가운데 한 명으로 추천돼 채 전 총장과 경합했다.

15기로는 길태기(55·서울) 대검 차장과 소병철(55·전남) 법무연수원장이 있다.

16기로는 고검장급 5명이 있다. 16기 총장이 배출될 경우 관행상 현재 지검장급인 7명을 비롯해 16기 12명 중 다수가 용퇴할 가능성이 있다.

다만 16기 총장이 현실화될 경우 총장이 '조직 안정' 차원에서 동기들에게 남아주기를 당부하는 등의 형태로 지휘부를 이끌어 갈 수도 있다. 하지만 철저한 상명하복 체제인 검찰 생리상 자연스럽지 않다는 반응도 있다.

최근에는 2005년 정상명 검찰총장이 취임할 당시 안대희·이종백·이기배 등 동기 5명이 조직 안정 차원에서 일정 기간 자리를 지켰던 전례 등이 있다.

지난해 말 한상대 전 총장의 퇴진 이후 약 10개월여 만에 다시 채동욱 총장이 사퇴함에 따라 후임 검찰총장은 누가 임명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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