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경기에서 빛난' LG 베테랑 좌타 3인방

이병규, 박용택, 이진영 7안타 6타점 합작

LG는 2002년 이후 무려 11년 만에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덕분에 포스트시즌을 경험한 선수가 별로 없다. 미국에서 포스트시즌을 뛰어봤지만 한국으로 복귀한 뒤에는 아직 경험이 없는 봉중근도 "포스트시즌에 나가면서 솔직히 들떠있고, 신기해하고 있다. 4~5명 베테랑을 빼면 다들 처음"이라고 말했다.

확실히 큰 경기를 치러본 경험이 있는 베테랑은 달랐다.

2만2,855명의 관중이 가득 들어찬 29일 잠실구장. LG는 선두 삼성과 올 시즌 가장 중요한 경기를 펼쳤다. 패하면 선두 탈환은 물론 2위 수성도 힘들어질 수 있는 상황. 하지만 LG는 베테랑 좌타자 3인방의 맹타에 힘입어 7-5로 승리했다. 이병규(39)와 박용택(34), 이진영(33)은 7안타, 6타점을 합작하면서 LG에 소중한 승리를 선물했다.

모두 포스트시즌 경험이 있는 선수다. 이병규와 박용택은 2002년 LG가 마지막으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했을 때 멤버다. 당시 이병규는 프로 6년차, 박용택은 대학교를 갓 졸업한 루키였다. 이진영은 LG로 이적하기 전인 2007년과 2008년 SK의 한국시리즈 2연패 주역이었다.


올 시즌 LG의 베테랑 좌타자들은 무시무시한 타격감을 자랑하고 있다. 이날 경기 전까지 이진영이 3할3푼2리로 타격 2위, 박용택이 3할2푼2리로 타격 3위에 올라있었다. 규정타석을 채우지 못한 이병규는 3할4푼3리의 장외 타격왕이었다.

무엇보다 경험이 있는 만큼 중요한 경기에서도 흔들림이 없었다.

먼저 박용택이 포문을 열었다. 박용택은 1-2로 뒤진 4회말 2사 만루에서 깨끗한 중전 적시타를 날리면서 경기를 뒤집었다.

오지환의 1타점 적시타로 계속된 2사 2, 3루 찬스. 이번에는 '캡틴' 이병규의 방망이가 매섭게 돌았다. 이병규는 차우찬과 8구까지 가는 접전 끝에 중전 적시타를 날려 주자 두 명을 모두 홈으로 불러들였다.

마지막은 이진영의 차례였다. 삼성이 4-5까지 쫓아온 6회말 2사 만루. 이진영의 타구는 중견수와 유격수 사이에 똑 떨어졌다. 3루 주자 이대형, 2루 주자 이병규가 득점하면서 사실상 승부가 갈리는 순간이었다.

한 마디로 LG 베테랑 좌타 3인방의 방망이에서 승부가 결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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