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품 털려다 여성한테 힘에 밀려 잡혔더라도 강도미수죄"

금품을 빼앗으려다가 여성 피해자에게 곧바로 제압됐다고 하더라도 강도미수죄를 적용하는 게 맞다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부산지법 동부지원 형사1부(김문관 부장판사)는 강도미수 혐의로 기소된 중국인 노동자 이모(24) 씨에게 징역 1년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이 씨는 지난달 14일 오후 1시 40분께 부산 해운대구 APEC나루공원에서 손으로 A(32·여)씨의 입을 막고 지갑을 빼앗으려 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이 씨 변호인은 법정에서 상당히 왜소한 체격인 이씨가 당시 나흘이나 굶은 상태에서 범행을 저지르다가 A씨에게 곧바로 제압돼 경찰에 인계됐다는 사실을 강조하면서 강도미수죄 대신 형량이 낮은 공갈미수죄를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여성 피해자로서는 뒤에서 갑자기 입을 틀어막은 남성의 체격이나 흉기 소지 여부 등을 파악할 수 없어 극심한 공포를 느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또 "피고인의 행위는 체격, 완력, 피해자의 저항 등과는 관계없이 사회통념상 상대방이 반항할 수 없게 할 정도에 이르렀다"며 강도미수죄를 인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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