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4명 중 1명은 최근 1년간 학교에서 언어폭력이나 체벌을 경험한 적이 종종 있다고 밝혔다.
전국 각 지역 학생인권조례제정운동본부와 인권·교육·청소년단체 연대체인 '인권친화적 학교+너머운동본부',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참교육연구소는 지난 8월 26일∼9월 4일 전국 초·중·고교생 2천921명을 대상으로 시행한 설문조사 결과를 1일 발표했다.
학생들이 학교생활을 어떻게 느끼고 학교라는 공간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어본 결과 응답자의 48.0%가 '학교가 감옥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고 답했다.
34.2%는 '학교에 있으면 숨이 막힌다'고 답했고, '학교를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을 할 때가 있다'는 응답률도 40.6%에 달했다.
학교가 숨이 막힌다고 답한 학생 비율은 경제적 수준이나 학업성적이 낮을수록 높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경제수준을 '중하'라고 답한 학생의 39.1%, '하'라고 답한 학생의 47.1%, 학업성적이 하위권인 학생의 50.5%가 학교에 있으면 숨이 막힌다고 응답했다.
학교를 그만두고 싶다고 생각한 비율은 학년이 올라갈수록 높아졌다. 특히 고등학교는 인문계 47.5%, 특성화고 56.2%, 특목고 43.6%가 그만두고 싶다는 반응을 보였다.
교육당국은 체벌을 금지하고 있지만 최근 1년간 학교에서 언어폭력이나 체벌을 경험한 적이 자주 혹은 가끔 있다는 응답은 각각 28.8%와 23.2%였다.
체벌의 형태로는 '오리걸음, 엎드려뻗쳐 등 신체적 고통을 주는 벌'이 62.9%(응답자수 대비·복수응답)로 가장 많았고, '회초리 등 도구를 이용한 체벌'(42.4%), '단체기합'(33.0%), '손이나 발을 이용한 체벌'(28.3%) 등이 뒤를 이었다.
체벌의 대안으로 시행되는 벌점에의 효과에는 부정적 견해가 많았다.
59.7%가 '자신이 다니는 학교에서 벌점제를 시행하고 있다'고 답한 가운데 48.9%는 '사소한 잘못에도 벌점을 준다', 52.9%는 '벌점을 무기로 학생을 협박한다', 62.2%는 '벌점을 주는 기준이 명확하지 않다'는 의견을 밝혔다.
'벌점을 주면 내 행동을 반성한다'는 응답은 초등학생의 경우 75.0%에 달한 반면, 고등학생은 인문계 24.0%, 특성화고 38.6%, 특목고 29.7%로 떨어졌다.
두발·복장 규제는 53.4%가 여전히 이뤄지고 있다고 답했다.
'두발규제가 강화되면 성적이 올라간다'는데는 92.7%가 동의하지 않았고, 54.1%는 '두발규제로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밝혔다.
학생인권조례 시행이 체벌이나 언어폭력을 줄이는 데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체벌이 전혀 없다'고 응답한 비율이 '학생인권조례시행지역'은 58.7%에 달했지만, '미시행지역'은 39.8%로 떨어졌다. 언어폭력이 전혀 없다는 비율도 시행지역은 51.7%, 미시행지역은 36.5%로 차이를 보였다.
학생인권조례 제정 이후 전국 단위의 학생인권·생활 실태조사를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조사의 신뢰수준은 95%, 오차범위는 ±1.8%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