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방문하는 중국인 관광객수가 가파르게 늘어나고 있다. 올 8월 중국인 관광객수의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은 무려 79%에 달했다. 9월에도 70% 이상의 높은 증가율이 예상된다. 흥미로운 점은 2012년 8월의 전년 동기비 증가율 역시 상당히 높았다는 점이다.
한국관광공사는 국내로 들어오는(인바운드) 중국인 관광객이 2012~2017년 연평균 27%의 증가율을 보이며 938만명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경우 중국인의 국내 쇼핑 금액은 2012년 대비 4.9배까지 증가할 수 있다. 중국인의 카지노 드롭액(고객이 게임에 투입한 금액) 역시 2.9배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백화점 시장도 2015년부터는 전체 매출의 5%가량이 중국인에 의해 발생할 것으로 기대된다. 중국인 관광객의 증가추세는 관련주 기업의 가치평가를 지속적으로 높일 것으로 보인다. 세가지 조건을 만족하기 때문이다.
첫째, 높은 성장 여력이다. 중국의 아웃바운드(해외로 나가는 여행) 시장은 아직 시작 단계다. 중국의 아웃바운드 인구(2011년 기준)는 전체 인구의 5.2%에 지나지 않는다. 홍콩이나 마카오 같은 중국 대륙 지역을 제외하면 비중은 1.6%로 감소한다. 국내 아웃바운드 인구 비율이 28%에 달하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평균이 56%라는 점을 감안하면 매우 낮은 수준이다.
둘째는 높은 시장점유율이다. 중국인의 국내 면세점 소비는 2010~2012년 연평균 42%가 늘어났다. 국내 면세점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롯데와 호텔신라가 수혜를 입을 수밖에 없다. 카지노 업계 역시 마찬가지다. 중국인의 주요 관광코스 중 하나인 카지노의 시장점유율 90%가량을 GKL과 파라다이스가 점유하고 있어서다.
中 여유법이 바꾸는 관광판도
하지만 이런 판도는 올 10월 중국의 여유법(개정 여행법)이 시행되면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여유법은 저가 패키지 여행상품을 규제하고 있기 때문에 중국인 인바운드의 단기적 위축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 결과 덤핑 관광 패키지 상품을 판매하던 기존 여행업체는 사업방식을 수정해야 할 처지에 몰렸다.
이에 따라 10월 중국 국경절 기간의 중국인 관광객은 전년 동기 대비 30% 이상 감소할 것으로 예상돼 국내 인바운드 업체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단체 관광객의 매출 비중이 높은 면세점 업체가 타격을 입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외국인 카지노 업체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카지노 매출의 80% 이상이 VIP 고객에 의해 발생하기 때문이다. 저가 패키지 상품 고객의 매출이 크지 않다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