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 노인들 朴 찍었는데…왜 빨갱이 취급하나"

대책위 "송전탑 공사 중단하라"…합의까지 단식농성 돌입

밀양 송전탑 공사가 126일 만에 재개된 가운데 '밀양송전탑 반대 대책위원회'가 송전탑 공사 강행을 규탄하며 무기한 단식농성에 들어갔다.


2일 오전 대책위는 서울 강남구 삼성동 한국전력공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당성도 근거도 없는 송전탑 공사에 밀양의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고통받고 있다"면서 "공사를 즉각 중단하고 대화로 해결하라"고 촉구했다.

대책위는 "피땀흘려 모은 밀양 주민들의 재산을 국가가 '전력수급'이라는 기만적 논리로 강탈해가고 있다"며 "원전비리로 불거진 전력난의 책임을 밀양 주민들에게 덮어씌우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지난 8년 동안 한국전력은 주민 동의나 설명도 없이 일방적으로 노선을 선정하고 공사를 강행했다"면서 "더구나 국책사업이라면 국민 모두가 행복한 사업이 돼야지, 서울에서 편하게 쓸 전기를 위해서 밀양 주민들이 제물이 돼야 하느냐"고 지적했다.

2일 오전 서울 삼성동 한국전력 본사 앞 송전탑 반대 대책위원회의 기자회견 도중 김정회 위원장 아들 6살 진서 군이 울음을 터뜨리고 있다
이들은 또 "새벽부터 경찰 수천여명이 마을로 들이닥쳐 주민들과 심한 몸싸움을 벌이고 병원에 실려가는 등 사태가 점점 악화되고 있다"며 "밀양 할머니 할어버지들 대부분은 박근혜 대통령을 믿고 찍었는데 왜 정부는 이들을 테러리스트 취급하고 적군 취급하냐"고 울분을 터뜨리기도 했다.

대책위는 "강력한 전자파가 흐르는 765kV의 송전탑 밑에서 어린 생명들을 살게 할 수 없고 후손들에게 부끄러운 땅을 물려주고 싶지 않다"며 "당장 공사를 중단하고 진지하고 진실된 대화로 풀어가자"며 강조했다.

회견 후 대책위 상임대표를 맡은 조성제 신부와 김정회 위원장 등 대책위 관계자 4명은 한전 본사 앞에서 무기한 단식농성에 들어갔다.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