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세력? 이들 때문에 밀양주민들 힘 얻는다"

정부와 한전, 밀양시, 일부 언론들이 밀양 송전탑 반대를 위해 전국에서 밀양에 모인 사람들을 향해 '외부세력'이라고 칭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일부에서는 "외부 불순세력이 주민들을 부추겨 갈등과 반목을 조장하고 있다. 더 이상 갈등을 야기하지 말고 밀양을 떠나라"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일부 보수신문들은 통합진보당 조끼를 입은 당원들이 주민들과 함께 현장에서 몸싸움을 벌이는 사진을 1면에 보도하거나, '이석기 사태'까지 언급하며 그 중심에 소위 '종북세력'이 있다는 색깔을 덧칠하고 있다.

6일에도 일부 언론이 '통진당원들이 구덩이 파고 목줄을 걸었다'는 보도를 하자, 밀양 송전탑 반대대책위원회는 "전혀 사실과는 다른 악의적이고 날조된 기사"라고 반박하기도 했다.

이같은 '외부세력' 논란에도 밀양 송전탑 공사 중단을 촉구하며 밀양을 방문하는 단체는 잇따르고 있다.


7일에는 전국의 송전탑 피해지역 주민들이 결성한 전국송전탑반대네트워크가 밀양을 찾는다.

또,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도 7일과 8일 이틀 동안 밀양 현지에서 미사를 열고, 주민들을 위로할 계획이다.

정작 주민들은 '외부세력'이라고 지칭되고 있는 단체와 사람들을 통해 힘을 얻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한 주민은 "주민들이 외롭게 송전탑 반대 투쟁을 할 때, 그 때부터 우리에게 관심과 애정을 보여준 사람들이 누군데, 그들은 물론, 반대 주민들까지 빨갱이로 몰고 가려는 것이냐"며 분개했다.

또 다른 주민은 "대치과정에서 주민들에게 밥도 들여보내주지 않고, 한전만 보호해주는 경찰이 오히려 외부세력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밀양 송전탑 반대대책위 이계삼 사무국장은 "주민들은 밀양을 찾는 시민들이 밀양문제를 자신들의 문제로 여겨 참여하고 있고, 정부가 강요하는 일방적인 이웃의 희생과 고통의 부당함을 바로잡기를 원하는 사람들로 여기고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주민들과 직접 함께 하지는 못해 미안하다며 대신 주민들을 돕기 위한 물품을 보내는 일이 끊이질 않고 있다.

주민들은 추운 산 속에서 밤을 지새고 있는 상황인데, 이를 안타깝게 여긴 사람들이 '핫팩'과 방한복을 모아 전달하고 있는 것이다.

5일 하루 동안만 경기도와 대전, 대구, 부산 등 전국에서 2천여개의 핫팩이 택배를 통해 전해졌다.

또, 전국금속노동조합 경남지부 마창지역금속지회와 대림자동차 해고자 복직투쟁위는 오리털 점퍼 135벌을 구입해 전달했다.

반대대책위는 "밀양 시가지에서는 송전탑 공사 반대를 위한 1인시위가 계속되고 있는데, 지난 4일 시내에서 1인시위를 하는데 지나가는 사람이 이름도 밝히지 않고 주민 활동에 보태 쓰라며 10만 원을 주기도 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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