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주민들 "전자파 농작물 누가 사먹겠나"

"가을걷이도 해야 하고, 감도 따고 콩도 따야 하는데 큰 일이다. 계속 여기에 올라와 있어야 하니."

밀양 송전탑 공사가 재개되면서 송전탑 현장에서 경찰들과 대치중인 주민들은 한편으론 걱정이다.

한창 농작물을 거둬야 할 시기인데, 농사일을 포기하고 공사를 막아나서야 상황이 안타까운 것이다.

반대 주민들도 대부분 농사를 지어서 먹고 살던 농민이니, 농사 걱정은 당연했다.


고모(71) 할아버지는 "대추농사를 짓는데, 지금 따지 않으면 대추는 못 쓴다"며 "한전이 지금 공사를 재개하는 바람에 한해 농사 망치게 생겼다"고 말했다.

김모(74) 할머니는 "깻잎하고 콩하고 조금 농사 지어서 그걸로 벌어먹고 사는데. 이젠 뭐 먹고 살아야 할지도 모르겠다. 진짜 죽어야 되는 것 같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실제로 상동면 여수마을이나 금호마을, 단장면 용회마을 등 송전탑 공사현장 인근 마을에서는 한전의 공사 재개 이후 벼 추수는 물론 농작물 수확하는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다.

주민들이 대부분 송전탑 현장에서 농성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모(64) 할머니는 "농사를 다 포기하고 올라와 있다. 공사 때문에 다 죽게 생겼는데, 농사는 무슨 농사"라고 한탄했다.

앞으로도 걱정이다. 송전탑 주변에서 난 농작물이라고 하면 누가 사먹겠냐는 것이다.

김모(72) 할아버지는 "물 좋고 공기도 좋아 품질도 좋은데, 이제 송전탑이 서는 게 소문이 나면 사먹을 사람이 있을런가 모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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