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전시를 통해 왕열 작가는 ‘신무릉도-명상’ 등 40여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왕 작가는 ‘겨울나기’ 연작과 같은 초기의 작업에서부터 ‘새’를 중심소재로 등장시켜 왔다.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도 현실에서 볼 수 있는 희로애락의 에피소드를 ‘새’를 통해 제시하고 있다.
작가는 왜 실존하지 않는 유토피아의 공간 속에, ‘새’를 통해 지극히 현실적인 이야기들을 등장시킨 걸까?
작품에서 새들은 우리의 현실 속에 존재하는 수많은 모습을 반추하고 있다. 그렇게 작가는 끝없이 유토피아를 꿈꾸는 우리들 속에서, 그 유토피아를 ‘없는’ 세계가 아닌, 실존하는 모습 속에서 정신적인 유희를 통해 찾을 수 있다는 깨달음의 이치를 엿보게 하려는 것처럼 보인다.
실상 최근에는 사회적으로 ‘힐링(healing)’의 문화가 열풍이다. 너도나도 마음의 안식과 유토피아를 갈구하는 현대인들의 삶 속에서, 작가는 진정한 전통적 태도를 기반으로 현대적 공감을 얻어내고 있다. 이뿐 아니라 그의 작품은 평범한 현실 속에서 마음의 자유를 찾을 수 있는 휴식의 공간 자체로 기능하며, 동양미학 특유의 상승적 의미들을 되새기도록 만들고 있다.
왕 작가의 작품들은 소소한 이야기와 화면의 구성, 표현, 기교 등 모든 관점에서 전통화단의 고유한 가치를 현 시대적으로 풀어내려고 고민하고 있다는 점에 그 특징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