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명(구주반)은 런던, 프랑크푸르트로 다른 4명(아주반)은 홍콩, 북경으로 떠난다.
구주반은 런던의 우리은행·한국산업은행·중소기업은행 지점, 금융감독원 사무소와 프랑크푸르트의 한국산업은행 사무소를 각각 방문한다.
아주반은 우리은행·중소기업은행 홍콩지점, 한국산업은행 북경지점, 금융감독원 북경사무소를 대상으로 감사를 벌인다.
정무위가 해외국감에 나선 지는 지난 2011년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정무위 관계자는 ①입법 활동에 필요한 자료 획득, ②현장의 목소리 청취, ③현지금융기관과의 협력관계 구축을 목적으로 해외 국감에 나서게 됐다고 설명했다.
①자료 획득과 관련해 ‘국내에서도 얼마든지 얻을 수 있지 않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대해 “관련 자료가 전달돼 오면서 왜곡될 수도 있고 신빙성이나 정확성이 떨어질 수도 있다”고 대답했다.
②현장 목소리 청취에 대해서는 금융 산업의 영업환경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데 해외에서는 이 같은 위기를 어떻게 극복했는지, 국내 금융기관의 영업실태는 어떤지 직접 확인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③현지기관과의 협력관계 구축에 대해서는 우리 금융기관의 활동에 어려움이 있는 경우 현지 금융기관 고위급과 만나 문제를 해결할 수도 있지 않겠냐고 강조했다.
일리 있는 대목도 없지 않지만 황당하기도 하고 억지스럽기 그지없는 해명으로 들린다.
어찌됐건 이 관계자는 “국회의 해외 국감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이 있지 않을까 염려된다”며 “국회의원들이 구설수에 오르지 않도록 잘 모시겠다”고 다짐까지 해 보였다.
그래서 과거 정무위에서 오랫동안 활동한 국회의원 보좌관에게 의견을 물어봤다.
그는 “명분은 얼마든지 살릴 수 있는 것이 해외 국감이다. 가서 무엇을 하겠다는 것인지 안봐도 그림이 그려진다”며 “누가 봐도 외유성 국감”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피감기관들에게도 적지 않은 짐이 될 것이 뻔하다.
통상 국회의원들이 현지 고위급과 만나기 위해서는 현지 주재원들이 주선을 해야 하는데 이것이 말처럼 쉽지가 않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아도 악화된 영업환경에 고전하고 있는 금융기관 종사자들로서는 일주일 내내 아침부터 저녁식사까지 국회의원들의 수발을 들어야 하는 형편이라 피로감이 누적될 수 밖에 없다.
물론 내실 있고 생산적인 국감활동일 벌어진다면야 마다할 이유가 없다.
그렇다하더라도 동양사태 등 국내 현안이 산적한 상황에서 강행하는 이번 해외 국감에 대해 한가롭다는 비판도 나온다.
경실련 경제정책팀 이기웅 부장은 처음 이 소식을 전해들은 뒤 귀를 의심하는 듯한 반응을 보였다.
그는 기자로부터 내용을 전해 듣기도 전에 대뜸 “이번에도 선진금융시찰이 명분이냐”고 반문한 뒤 “일개 사무소나 지점을 국회가 감사한다는 것은 누가 봐도 명분이 떨어진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이어 “이번 동양사태가 터진 데는 관련 금융제도를 정비하지 않은 국회의 책임이 크다”며 “국회가 경제민주화에 대한 의지가 과연 있는지 의심스럽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