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오후 부산 해운대 해수욕장. 해변에 위치한 식당가는 월파 사고에 대비해 야외 테라스를 모두 닫았고, 부산국제영화제가 열리는 해운대 일대는 오가는 사람 없이 적막감이 감돌고 있다.
평소 같으면 부산국제영화제 관람객과 나들이객들로 북적여야 할 해변이 텅 빈 채 오가는 사람을 찾기 힘들다. 부산국제영화제 조직위원회가 태풍 피해에 대비해 해변에 조성한 야외 홍보 부스 등 비프 빌리지 18동을 모두 철거했기 때문.
강풍 탓에 우산을 쓰는 것을 아예 포기하고 빗속을 뚫고 해변에 발을 디딘 일부 영화팬들은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대구에서 온 이승미(28)씨는 "내일 휴일을 맞아 영화제를 즐기려고 부산을 찾았는데, 영화제 분위기를 느낄 수 없을 정도로 썰렁하다. 하필 영화제가 태풍과 겹쳐 아쉽다"고 말했다.
각종 음식점이 즐비하게 들어서 있는 해운대 마린시티도 썰렁하긴 마찬가지. 태풍 때마다 월파 피해를 입은 업주들은 입간판과 야외 테라스에 있던 테이블, 구조물 등을 모두 창고로 옮겼다.
A 레스토랑 김모(32)점장은 "사실상 영화제 기간이 제2의 성수기나 다름없는데, 태풍의 영향으로 개점 휴업하게 생겼다.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강풍에 날라갈 만한 화분, 간판, 파라솔 등을 모두 철거했다"고 말했다.
오후 6시 현재 부산 남남서족 약 200km 부근 해상에 있는 제 24호 태풍 다마스는 시속 34km 속도로 빠르게 부산 인근 해상으로 접근하고 있다.
크기는 소형급으로 작아졌지만, 중심기압975 hPa, 중심 부근 최대 풍속 34.0 m/s로 갈수록 세력이 커지고 있다.
지금까지 내린 부산지방의 비의 양은 60.1mm. 하지만 태풍이 접근해 올수록 시간당 30mm의 폭우가 쏟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부산지방기상청은 이날 오후 10시부터 다음날 자정까지가 최대 고비를 맞을 것으로 내다봤다.
비는 9일 오전까지 50~100mm, 많은 곳은 최대 200mm까지 내릴 것으로 전망된다.
최대 풍속도 초속 30m에 이르러 강풍으로 인한 피해가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부산시소방본부에는 남구의 한 빌라 4층 집 창문이 깨지고, 동구의 한 기와집 기와가 무너져 내리는 등 4건의 사고가 접수돼 긴급 조치가 이뤄졌다.
아직까지 큰 사건, 사고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태풍이 근접해 올수록 강풍과 비 피해가 속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태풍의 여파로 뱃길, 하늘길도 모두 꽁꽁 묶였다.
부산 동해 남부 먼바다에 태풍경보가 내려지면서 오전 8시를 기해 부산항을 오가는 선박의 입출항이 전면 통제됐고, 선박 800여 척도 안전지대로 피항했다.
또, 이날 오후 12시 30분, 김해공항에서 중국 푸동으로 출발 예정이던 동방항공 MU5044편이 결항되는 등 국제선과 국내선 항공기 50여 편이 결항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