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IMF(국제통화기금) 등 국내외 주요 경제 기관들이 우리나라의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잇따라 하향 조정하는 가운데 한은도 이같은 흐름에 합류함으로써 비교적 낙관적이었던 내년 우리 경제에 노란불이 켜졌다.
한은은 10일 김중수 총재 주재로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4.0%에서 3.8%로 0.2%포인트 하향조정했다. 지난 7월 3.8%에서 4%로 올린지 석달만에 다시 3.8%로 되돌아 가게됐다.
성장률 전망에서 국내 최고 권위를 갖는 한은이 지나치게 자주 전망치를 수정함으로써 중앙은행으로서의 신뢰를 스스로 떨어트린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내년 예산안의 기초가 된 정부의 성장률 전망치 3.9%도 하향조정될지 주목된다. 정부는 당초 4%로 잡았으나 너무 낙관적이란 비판이 일자 국내외 주요 경제기관 전망치의 평균 정도인 3.9%로 낮췄었다.
이 마저도 국내외 주요 경제기관은 물론 한은까지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면서 상대적으로 높은 상태가 됐다.
앞서, ADB(아시아개발은행)는 지난 2일 우리나라의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3.7%에서 3.5%로 낮추었고, IMF도 최근 3.9%에서 3.7%로 하향 조정한 바 있다.
내년 성장률 전망치의 하향 조정은 우리 나라 뿐 아니라 전세계 주요 국가들의 공통된 현상으로 미국 등 세계경제의 회복 속도가 당초 예상보다 빠르지 않을 것으로 분석되기 때문이다.
이에따라 하반기 들어 시작된 국내 경기의 완만한 회복세가 내년에는 더욱 뚜렷해질 것이란 기대도 무색해지면서 장기간 계속돼온 저성장 기조가 고착되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편, 이날 열린 금통위에서 10월 기준금리를 현행 2.5%에서 동결하기로 결정했다. 지난 5월 2.75%에서 0.25%포인트 내린 이후 5개월 연속 동결이 이어지고 있다.
국내 경기가 완만한 회복세를 이어가지만 여전히 불확실성이 남아 있고, 우리 금리정책에 주요 변수가될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시기도 연기된 만큼 현 상황에서 금리를 움직여야할 특별한 이유가 없다는 판단이 작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