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몸 값을 자랑하는 브라질 선수 가운데 유독 눈에 띄는 한 선수가 있었다. 흑인 아니면 백인으로 구성된 브라질 축구대표팀의 일원으로 분명한 동양인 선수가 함께 뛰고 있던 것.
이 선수는 브라질이 아닌 우리 선수로 브라질 축구협회의 요청에 따라 대한축구협회가 협조 지원한 숭실대 소속 수비수 김용환(20)이다.
당초 방한할 예정이던 오른쪽 측면 수비수 마이콘(AS로마)이 지난달 리그 경기 도중 오른쪽 다리 근육 부상을 당했고, 루이스 펠리페 스콜라리 감독은 대체선수 없이 22명으로 한국을 찾았다.
이 때문에 3명의 골키퍼를 제외한 19명의 필드 플레이어로는 정상적인 훈련을 진행할 수 없게 되자 브라질 축구대표팀은 대한축구협회에 마이콘의 빈 자리를 대신할 선수를 구해달라는 도움을 요청했다.
다만 20세 이하의 어린 선수로 구해달라는 특별한 조건이 붙은 탓에 황보관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장은 현역 대학생 축구선수를 추천했다. 덕분에 김용환이 엄청난 몸 값을 자랑하는 브라질 선수들과 함께 훈련하는 영광을 차지했다.
사실 김용환은 기량을 일찌감치 인정받은 유망주다. 지난 6월 터키에서 열린 2013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 월드컵에서도 당시 이광종 감독의 신임을 받아 붙박이 오른쪽 측면수비수로 활약했다.
브라질 선수들과 약 한 시간 가량 함께 훈련한 김용환은 “세계적인 선수들과 함께 훈련한다는 말을 처음에는 믿지 못했다”면서 “라커룸에 들어가보니 음악을 크게 틀어놓아 우리와 분위기가 많이 다르다는 느낌이 들었다. 우상인 다니엘 알베스 같은 세계적인 선수들에게 주눅이 들었다”고 말했다.
실전 같은 훈련에서 김용환은 브라질의 왼쪽 날개로 연습경기에 나선 네이마르를 전담 수비했다. 네이마르에게 헤딩골을 내주는 아쉬운 수비 장면도 있었지만 단독 돌파를 완벽하게 저지하는 모습으로 감탄을 자아냈다.
다만 네이마르가 훈련 중 부상을 당해 김용환은 훈련 도중 그라운드를 빠져 나왔다. 스콜라리 감독은 감사의 표시로 브라질 선수단이 입는 것과 같은 훈련복을 김용환에게 선물했다.
“엄청난 몸 값의 선수들이 부상을 당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강하게 하지 못했다”고 못내 아쉬워한 김용환은 “가볍게 훈련하는 것 같은데 역시 브라질 선수들은 힘이나 기술에서 큰 차이가 있었다”고 회상했다.
대표팀보다 먼저 브라질과 네이마르를 경험한 김용환은 “우리 대표팀 선수들이 브라질 선수들을 상대로 잘 할 수 있을 것”이라며 “특히 네이마르와 오스카를 조심해야 할 것이다. 이 선수들은 혼자서는 공을 뺏을 수 없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