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최신호의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코너에 `한글은 어떻게 발명됐는가'라는 기사를 통해 한글과 한글날의 유래를 자세히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우선 한국은 자국 문자를 기념해 공휴일을 정한 몇 안 되는 나라라고 평가했다. 10월9일인 한글날은 당초 1945년 법정 공휴일로 제정됐다가 1991년부터 중단됐으나 2013년부터 다시 공휴일이 됐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한글날은 전세계 문자 가운데 `어린 축'에 해당하는 한글이 15세기 중반에 창제된 것을 기념하기 위한 날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한글은 2가지 면에서 다른 문자가 넘보지 못하는 독특한 점이 있다고 예시했다. 먼저 상형문자가 진화했거나 다른 문자를 모방한 여느 문자와는 달리 `순수한 창조'를 통해 만들어졌다고 지적했다.
또 자음과 모음을 연속적으로 연결해 사용하지 않고 음절을 조합하는 방식을 사용한 특징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이코노미스트는 15세기 중반 한글 창제 과정을 상세히 전달했다.
1446년 이전에는 한국에 고유문자가 없어 일부 식자층에서만 표의문자인 중국의 한자를 사용했다.
이에 1443년 세종대왕이 일반 국민이 문자를 사용하지 못하는 점을 안타깝게 여겨 28개의 자음과 모음으로 된 훈민정음을 만들었다. 이어 이코노미스트는 훈민정음은 `국민(백성)을 깨우치기 위한 올바른 소리'라는 의미라고 풀이했다.
그러나 한글은 양반사회의 괄시로 여성과 어린이들이나 사용하는 글자로 전락했다. 그러다 동북아시아에서 중국의 영향력을 약화하려는 일본의 의도에 따라 한때 한글 사용이 본격화하는 듯했으나 일본이 한글 사용을 금지하면서 다시 위기를 맞았다.
이어 이코노미스트는 선과 원의 조합으로 이뤄진 한글은 1만2천개가량의 음소를 만들 수 있으며, 주요 3개 모음(ㆍ,ㅡ,ㅣ)은 하늘과 땅과 사람을 의미한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한글의 각 자음은 입의 모양을 본떠 만들어져 누구나 쉽게 배울 수 있다고 치켜세웠다.
세종대왕도 `현명한 사람은 하룻밤이 지나면 한글을 깨우칠 수 있고, 우둔한 사람도 열흘이면 한글을 구사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는 일화도 곁들였다.
이런 한글의 편의성 덕분에 한국인의 문맹률이 세계에서 극히 낮고, 컴퓨터나 스마트폰 자판에도 쉽게 적용됐으며, 인도네시아 찌아찌아족까지 한글 표기법을 도입하게 됐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