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LL 포기' 발언 없었으니 이제 그만들 하시죠

[10월 11일 하근찬의 아침뉴스] '국정원 개혁' 등 본질 외면한 정쟁, 국민은 관심 없어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10월 11일 금요일 아침뉴스 하근찬입니다>

지난해 10월 8일 통일부 국감에서였으니까 이제 꼭 1년이 넘었습니다.

당시 새누리당 의원이 제기했던 노무현 전 대통령의 'NLL 포기' 발언 얘깁니다.

그게 대선 기간 내내 또, 박근혜 정부가 들어선 지 한참 된 지금까지도 정쟁의 중심에서 한 발짝도 물러나지 않고 있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NLL 포기 발언을 한 사실이 없음이 명백히 확인됐는데도 지긋지긋한 정쟁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습니다.

정작 '국정원 개혁' 등 본질은 제쳐둔 채 정쟁에만 몰두하는 정치권, 국민은 별 관심이 없으니 이제 사오정식 정쟁을 그만 끝내시는 게 어떨는지요.

<오늘의 주요 뉴습니다>

▶ 검찰이 '남북 정상회담 대화록 완성본이 삭제됐다'는 결론을 내려놓고 짜맞추기식 수사를 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 국정원 대북심리전단 예산 상당액이 이른바 '댓글 알바'에 사용됐다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 대학교수와 종교계 군, 경찰, 지역 노인회까지 4대강사업 홍보에 동원됐던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습니다.

▶ 다진 양념으로 수입된 고추가 국내에서 고춧가루로 둔갑하는 등 고추 시장이 붕괴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 올해 노벨문학상의 영예는 캐나다 여류 단편소설가 앨리스 먼로에게 돌아갔습니다.

▶ 오늘은 한두 차례 비가 오다가 맑아지겠고 중부 지방은 찬바람이 강하게 불면서 기온이 뚝 떨어지겠습니다.

<'검찰, NLL 짜맞추기 수사' 비판 제기>

▶ 검찰이 '남북 정상회담 대화록 완성본이 삭제됐다'는 결론을 미리 내려 놓고 짜맞추기 수사를 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정영철 기자가 보도합니다.

= 검찰이 문제 삼고 있는 삭제된 대화록에 관해 참여정부 측은 "국가기록원 이전 대상에서 제외하기 위해 표제부 즉, 제목을 삭제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검찰은 그러나 이런 주장을 일축하며 '삭제된 것도 하나의 완성본이어서 삭제하면 안 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검찰은 아직 어떤 의미에서 둘 다 완성본으로 판단해야 하는지는 밝히지 않고 있습니다.

검찰 논리대로라면 봉하 이지원에서 나온 대화록 두 개는 모두 대통령기록물로서 국가기록원에 이관되는 게 맞습니다.

하지만 '비슷한 내용의 대화록 두 개가 국가기록원에 남겨져야 한다는 건 모순'이라는 지적이 많습니다.

대화록 수사를 놓고 검찰이 무리하게 사건의 결과를 예단하고 있다는 의혹이 일고 있습니다.

특히 검찰은 줄 소환된 참여정부 관계자들에게 "문재인 의원이 보고 경로에 있느냐?"고 특정인을 겨냥한 질문을 던진 것으로 전해져 파문이 일고 있습니다.

일각에선 '문 의원에게 정치적 타격을 주기 위한 수사가 아니냐'는 말도 나오고 있습니다.

<국정원 대북심리전단 예산 '댓글 알바'에 사용?>

▶ 국가정보원 댓글 사건에 연루된 대북심리전단의 지난해 예산 중 상당액의 사용처가 불분명해, 이른바 '댓글 알바'에 사용됐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습니다.

조근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 국정원은 국회 보고에서 대북심리전단 예산 150억여 원 중 약 1/3인 55억 원을 장비 구매에 사용했다며 영수증 등 증빙 서류를 첨부했습니다.

그러나 나머지 95억여 원에 대해서는 증빙을 갖추지 않은 채 구체적인 사용처를 설명하지 않았습니다.

민주당은 사용처를 밝히지 않은 심리전단 예산이 지난 대선 때 댓글 알바에 사용된 것으로 의심하고 있습니다.

앞서 국정원 댓글 알바로 알려진 민간인 이 모 씨는 2011년 11월부터 올해 1월까지 국정원 것으로 추정되는 돈 9,200여만 원을 받았습니다.

이씨는 '국정원 댓글녀'로 알려진 김 모 씨에게 아이디를 받거나 스스로 만들어 대선을 앞두고 문재인 후보를 비방하는 댓글을 인터넷에 올리는 활동을 했습니다.

민주당은 이 씨와 같은 소위 '내부 협조자'에게 대북심리전단 돈이 넘어갔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국정원은 내부 협조자의 존재를 인정하면서도 이들에게 비용이 어떻게 지급되는지는 모른다고 밝혀 의혹을 부풀리고 있습니다.

<대통령실부터 지역 노인회까지 4대강 훈포장>

▶ 어제 CBS는 4대강사업 과정에서 비자금 조성과 입찰 비리 혐의로 사법처리 대상이 된 대형 건설사 임직원들이 정부 훈포장을 대거 받은 사실을 단독 보도했는데요.

오늘은 대학교수와 종교계, 군, 경찰, 그리고 지역 노인회까지 4대강사업 홍보에 광범위하게 동원된 정황을 박지환 기자가 보도합니다.

= 민주당과 4대강조사위원회, 범국민대책위원회 등이 확보한 4대강사업 훈포장 1~4차 대상자는 모두 1,157명입니다.

이 가운데는 비자금 조성과 입찰 비리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거나 실제 재판에 넘겨진 업체 임직원들도 상당수 포함됐습니다.

특이한 점은 대통령실과 감사원, 국방부는 물론 경찰과 군부대 인사까지 서훈을 받았다는 점입니다.

대학 전문가와 각종 사회단체 인사, 여주군 노인회, MTB 동호회, 심지어 4대강 소송 과정에서 정부 측 변호인으로 참여했던 법조인들도 훈장과 표창을 받았습니다.

실제 공사 진행은 물론 4대강사업 기획부터 홍보, 그리고 지역 여론 조작까지 정밀한 공조 체계가 가동됐고, 그 공적이 인정돼 지역 노인회까지 훈포장 대상자에 포함됐다는 게 시민사회단체 입장입니다.

4대강범대위 명호 공동집행위원장입니다.

"훈포장 명단을 보면 전문가와 지역 언론, 노인회, 동호회까지 총망라해 여론전에 동참한 게 확인됩니다. 서훈을 취소해야 합니다"

안전행정부와 국토교통부 등 서훈 관련 부처는 이명박 정부 말에 구체적으로 누가, 어떤 명목으로 훈장과 표창을 받았는지 공개를 거부하고 있습니다.

야권과 시민사회단체들은 "정당한 서훈이라면 사회적으로 널리 알려 귀감으로 삼는 게 마땅한데도 이를 공개하지 않는 건 총체적 부실로 드러난 4대강사업 책임자를 감추려는 의도로밖에 해석되지 않는다"고 주장합니다.

이와 함께 4대강사업에 대한 서훈 취소를 요구하고 서명운동에도 돌입하는 등 공세를 펼치고 있습니다.

당장 다음 주 초부터 시작되는 국정감사에서 4대강사업 훈포장 실명 공개와 서훈 취소 문제가 뜨겁게 달아오를 것으로 전망됩니다.

<중국산 다진 양념이 고춧가루로 둔갑>

▶ 올해 국내산 고추 가격이 생산비 이하로 떨어지면서 농민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다진 양념으로 수입된 고추가 국내에서 고춧가루로 둔갑하는 등 국내 고추 시장이 붕괴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박상용 기잡니다.

= 밭작물을 대표하는 고추의 올해 생산량이 5% 정도 증가하면서 산지 건고추 가격이 600g 한 근에 5,850원까지 폭락했습니다.

평균 생산비 5,950원보다도 싸기 때문에 고추 수확을 아예 포기하는 농민들이 속출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값싼 수입 고추까지 가세하면서 국내 고추 생산 농민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올해 연말까지 국내 고추 소비량의 절반인 11만 톤이 수입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문제는 이 같은 수입 고추가 국내 고추 시장을 혼란에 빠트리고 있다는 데 있습니다

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8월까지 국내에 수입된 중국산 다진 양념은 모두 4,200톤에 달하지만, 고춧가루는 아예 없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고춧가루는 관세율이 270%이지만, 다진 양념은 45%에 불과하다 보니 수입업자들이 처음부터 아예 다진 양념을 수입하기 때문입니다.

대신, 수입된 다진 양념 상당수가 국내에서 건조돼 고춧가루로 재판매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와 관련해 농식품부는 올해 고추 수매 시기를 앞당기고 중국산 수입 고추 관리ㆍ감독을 강화하는 등 고추 시장 안정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노벨문학상에 캐나다 단편작가 앨리스 먼로>

▶ 올해 노벨문학상 영예는 캐나다의 여류 단편소설가 앨리스 먼로에게 돌아갔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 이번 노벨문학상은 단편 소설의 승리이자, 캐나다의 승리로 표현됩니다.

올해 82살 캐나다 여류 작가 앨리스 먼로가 단편 작가로서는 처음으로 수상의 영광을 안았기 때문입니다.

1931년 캐나다 온타리오 주 시골 마을에서 태어난 먼로는 십대 시절부터 단편을 쓰기 시작해 대학 재학 중에 첫 단편 <그림자의 세계>를 발표했습니다.

1968년 첫 소설집 <행복한 그림자의 춤>이 캐나다 최고 권위의 총독문학상을 수상하며 문단의 찬사를 받았고 1971년 발간된 <소녀와 여인의 삶>은 미국에서 TV 드라마로 각색되는 등 성공을 거뒀습니다.

먼로의 단편은 정교하게 짜인 이야기 속에 인물의 심리를 사실적으로 담아 19세기 러시아 단편소설가 안톤 체호프에 견줘 '캐나다의 체호프'로 불리기도 합니다.

2009년 맨부커 상을 수상하는 등 유수의 문학상을 받아 국제적인 작가로 발돋움했습니다.

국내에는 행복한 그림자의 춤, <떠남>, <미움 우정 구애 사랑 결혼> 등 단편집 세 권이 출간돼 있으며 <디어라이프>가 다음 달 출판될 예정입니다.

이번 수상은 또 캐나다 국적으로는 처음이라는 데 의의가 있습니다.

캐나다 전역은 수상 소식을 접하고 환호했으며 먼로도 "이 상으로 캐나다 문단이 주목받고 단편이 그 자체로 중요한 예술이라고 생각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습니다.

23년 만에 다시 공휴일이 된 한글날을 하루 앞둔 8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2013 한글문화큰잔치의 밤'이 열린 가운데 미디어아트 기법을 통해 세종대왕상이 곤룡포를 입고 있는 것처럼 보이고 있다. 송은석기자
<"일본 사회에 흡수될라"… 재일교포들의 위기감>

▶ 우리 말과 얼을 지키려 애쓰지만, 재일교포들이 처한 상황은 만만치 않습니다.

'이대로 가다간 결국, 모조리 일본 사회에 흡수되고 말 거'라는 이들의 위기감을 이대희 기자가 전합니다.

= 일본 학교 체계상 특수성이 있는 <도쿄한국학교>를 제외한 나머지 3개 학교는 이른바 '1조교'라 불립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커리큘럼의 자율성과 교과서 선택권이 없기 때문에 한국 정부는 자율성이 있는 '각종학교'로 전환하기를 권유합니다.

하지만 현지 관계자들은 이런 시각이 재일교포 교육 현실에는 너무나 맞지 않다고 입을 모읍니다.

한국식으로 보면 1조교는 고등학교 졸업이 인정되는 일반 고등학교이고, 각종학교는 졸업장이 안 나오는 학원 개념입니다.

하동길 <교토국제학교> 교장입니다.

"1조교가 되면 격이 올라가는 것… 각종학교는 대학교 진학이나 취직에 불이익이 있다"

또, 한국학교에서도 일본 사회 교육이 필수란 점도 강조합니다.

최철배 <건국학교> 교장입니다.

"생활 터전이 일본인 아이들이다. 일본의 보통교육을 받지 않으면 일본에 적응해 살 수 없다"

하지만 일본 공립학교에서 한국어를 가르치는 민족학급 교사들은 한 달 100만 원도 못 받을 만큼 열악합니다.

2011년부터 대한민국 정부가 한 해 10억 원을 지원하지만, 민족강사들의 처우에 직접적인 개선이 이뤄지지는 못했습니다.

<코리아 NGO 센터> 김광민 사무국장입니다.

"숨통이 좀 트일 줄 알았는데 안 됐다"

고국의 무관심과 몰이해 속에서 겨우 명맥을 유지해온 민족교육.

사멸한다면 언젠가 재일교포들은 한국말을 못하는 일본인으로 흡수될 수밖에 없는 현실입니다.

<신문으로 보는 세상, '아침 신문 읽기' 이희진 기잡니다.>

▶ 4대강사업이 농사까지 망쳤군요.

= 한겨레 2면 <4대강 준설토 퍼부었다가 '쭉정이 벼' 날벼락> 기삽니다.

4대강사업 과정에서 나온 준설토로 농지 리모델링을 했다가 올해 농사를 망친 전남 나주시 옥정리 농민들 얘깁니다.


기사에 사진이 붙어 있는데 황금물결 일렁여야 할 가을 논에 짙은 갈색으로 말라 죽어가는 벼가 무성합니다.

한국농어촌공사가 상습 침수 피해 방지를 목적으로 4대강사업에서 나온 준설토를 퍼부어 논바닥을 높였는데 강산성, 고염도의 준설토가 더 큰 재앙을 부른 겁니다.

▶ 그나마 수확한 벼도 농협에서 수매 불가 판정을 받았다고요?

= 지역 농협은 '옥정리 들판의 벼가 생육 부진으로 알곡이 제대로 여물지 않고 쭉정이가 너무 많아 도정을 해도 싸라기밖에 나오지 않을 것'으로 판단했답니다.

이 쭉정이 벼를 반입하면 이미 입고된 1, 2등급 벼들과 섞여 지역 브랜드 쌀 품질을 떨어뜨릴 것이라는 우려에 따라 농협은 수매 불가 결정을 내렸습니다.

옥정리 농민들은 어제 "농협에서 수매를 안 하니 수확을 중단하라"는 마을방송을 듣고 일손을 놓은 채 안절부절못하고 있답니다.

그야말로 '농사까지 망친 4대강사업'인데 이쯤 되면 4대강사업 추진과 지원에 열을 올렸던 세력들은 석고대죄라도 해야 하는 거 아닌가요?

▶ 평가에서 꼴찌를 해도 공사 사장이 될 수 있네요.

= 2009년 '용산참사' 진압작전 책임자인 김석기 전 서울경찰청장이 최근 한국공항공사 사장에 선임돼 논란이 뜨거운데요.

경향신문이 12면에 "김석기 사장이 공사 임원추천위원회 평가에서 최하위 점수를 받고도 다른 경쟁자 두 명을 제치고 사장이 됐다"고 보도했습니다.

김 사장은 1차 서류심사에서도 꼴찌, 2차 면접심사에서도 꼴찌, 당연히 종합순위에서도 꼴찌였습니다.

공공기관운영위원회 해명이 가관인데요, "임원추천위 평가 점수를 따로 참고하지 않고 자체적으로 평가했다"는 겁니다.

'임원추천위원회는 들러리일 뿐이고 김석기 사장이 이미 내정됐던 거'라고 실토하는 건가요?

▶ 우리나라가 집단해고가 아주 쉬운 나라로 공인됐군요.

= 한국일보 4면 기삽니다.

OECD가 5년마다 공개하는 <고용보호입법지수>라는 게 있습니다.

올해 우리나라의 집단해고에 대한 고용보호지수는 약 1.9점이고 전체 OECD 국가 평균은 2.88점인데 점수가 낮을수록 집단해고가 쉽다는 뜻입니다.

집단해고가 가장 쉬운 나라는 핀란드였고 우리나라는 이스라엘과 함께 핀란드 다음으로 집단해고가 쉬운 나라로 나타났습니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집단해고 사례가 바로 '쌍용자동차 사태'죠.

쌍용차 사태가 발생한 지 만 4년이 넘었고 그동안 20명이 넘는 해고 노동자가 목숨을 잃었는데요, 쌍용차 사태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새삼 환기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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