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취한 경찰이 시비걸어 밀양주민 연행"…강력 반발

밀양 송전탑 반대대책위 제공 동영상 캡쳐
밀양 송전탑 농성 현장에서 "술에 취한 경찰이 주민에게 시비를 건 뒤, 강제로 연행했다"며 주민들이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밀양 송전탑 반대대책위와 주민들에 따르면 11일 오전 7시 30분 밀양시 단장면 평리 농성장에서 경찰 교대 시간을 맞아 경찰과 대치중이던 주민 고모(70)씨에게 밀양서 지능범죄팀장인 임모 경위가 시비를 걸기 시작했다.


임 경위는 고씨에게 "선생님과 사모님이 싸움을 선동하고 있는 것 아니냐"며 따지듯이 말했다.

주민들은 임 경위가 고씨를 표적으로 삼아 빈정거리는 기분나쁜 말투로 계속 자극시켰다고 설명했다.

이 상황이 10여분 동안 지속되고, 갑자기 고 씨에게 이야기를 하자며 강제적으로 경찰차에 태웠다. 이 때 연행이유나 미란다 원칙 등을 전혀 고지 하지 않았다.

고씨가 경찰차에 탄 뒤, 자신에게 사과를 하지 않으면 내리지 않겠다고 하자, 경찰은 임의 동행 등의 아무런 고지도 없이 그대로 고씨를 태우고 창원서부서로 연행했다.

경찰은 고씨에 대해 업무방해와 공무집행방해 혐의 등으로 조사하고 있으며, 입건할 방침이다.

더 큰 문제는 임 경위가 술을 많이 마신 상태였다는 점이다. 당시 임 경위에게서는 주위 사람 대부분이 알아챌 정도로 상당한 술냄새가 났고, 주민들이 "공무집행중에 술을 먹으면 되느냐"고 항의하자, 임 경위는 자리를 피했다.

이후 민주당 장하나 의원실에서 임 경위의 음주 측정을 요구하자, 임 경위는 "어제 마신 맥주 3캔이 무슨 문제냐"며 음주 측정을 거부했다.

반대대책위는 임 경위에 대해 음주 측정을 실시하고, 지역주민들과의 갈등상황에서 경찰공무원의 부적절한 행위에 대해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 불법연행한 고씨를 바로 석방하고 주민들에 대한 무리한 사법처리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임 경위는 "최근 송전탑 관련 격무로 제대로 씻지 못했고, 양치질을 하지 못해 몸에서 좋지 않은 냄새가 났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밀양경찰서 청문감사실은 "임 경위가 술을 마신 것은 맞지만, 정상적인 근무를 수행하지 못할 정도는 아니다"면서도 음주 경위 등 정확한 진상을 파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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