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투입 경찰들 리조트 투숙 '논란'

1시간 거리 리조트서 하루 7백명 숙박…"주민천막은 빼앗더니" 비난

밀양 송전탑 공사장의 반대 주민들을 저지하기 위해 투입된 경찰들이 특급 시설을 갖춘 대형리조트에 투숙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물의를 빚고 있다.

경찰은 밀양 송전탑 공사가 재개된 지난 2일부터 매일 평균 20여 개 중대, 2천여 명을 현장에 투입하고 있다.

대기인원까지 포함하면 3천명에 가까운 경찰이 밀양 일대에서 머물고 있다. 1천명 정도는 휴식을, 나머지는 현장에서 대치하고 있다.


이들 중 2천 2백여명은 밀양시 단장면 일대 펜션 20여 곳에 분산돼 숙박을 하고 있고, 나머지 7백여 명은 창녕 부곡 온천특구에 위치한 'L 리조트'에 묵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 리조트는 모든 방에서 온천욕을 즐길 수 있는 무궁화 5개의 특급 휴양시설이다.

경찰은 오는 18일까지 침대와 온돌방 대부분을 예약했다. 리조트 주변에도 경찰버스가 대기하고 있으며, 목욕가방을 들고 다니는 의무경찰들이 수시로 눈에 띄었다.

이에 대해 경찰은 "밀양에 대규모 숙박시설이 없기 때문에 인근지역 숙박시설을 찾은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이곳 리조트는 한전 공사 현장사무소가 있는 밀양시 단장면 단장리에서 45km정도 떨어진 곳이며, 차로 1시간 정도 걸린다.

경남지방경찰청이 위치해 있고, 일반 숙소가 많은 창원과 비교하면 거리는 약 9km, 시간은 10여 분 정도 차이가 난다.

리조트 숙박비용은 1인당 1만2천으로 계산됐다.

7백명을 기준으로 하루 숙박비만 840만 원. 11일 현재 10일째 숙박이니 8천4백만원이 들었다. 그리고 18일까지 투숙하면 그 비용만 1억 4천2백만 원이 넘는다.

이같은 경찰의 '호화 숙박'을 바라보는 시선은 곱지가 않다.

특히, 경찰은 지난 3일 126번 송전탑 공사현장에서 주민들이 숙박을 위해 쳐 놓은 천막을 빼앗은 바 있다.

주민들이 천막을 쳤지만 곧바로 경찰이 철거해 빼앗았고, 이 때문에 주민 20~30여명은 얇은 비닐 아래에서 추위에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했다. 심각한 인권 침해 사례라는 비판도 받았다.

한 밀양주민은 "칠순 팔순의 어르신들이 목숨을 걸고 노숙을 하고 있는 판국에 경찰들은 대형 리조트에 숙박을 하고 있다니 가슴이 먹먹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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