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 송전탑 공사 확대되나…이번주가 고비

경찰 경력 추가에 고민…주민 충돌도 불가피

한국전력의 밀양 송전탑 공사 재개가 3주째로 접어든 가운데 이번 주가 공사 진행에 중요한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전은 지난 2일 공사 재개와 동시에 단장면 84번과 89번, 95번, 상동면 109번, 부북면 126번 등 5곳의 송전탑 현장에서 야간작업은 물론, 휴일도 없이 공사에 매달려 현재 기초 굴착작업을 거의 마무리하고 있다.

이 정도 속도면 이번 주 후반에는 철탑 지지대를 고정하기 위한 4개의 원형 틀에 콘크리트 타설 작업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콘크리트 타설 작업이 끝나면, 송전철탑을 세우기 위한 기초 작업이 모두 완료되는 셈이어서 송전탑 공사진행이 본궤도에 올랐다는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

뿐만 아니라, 기초 작업이 완료되면 다른 송전탑 현장으로 확대할 시점이 됐다는 의미도 있다.

물론, 현재 콘크리트 타설을 위한 레미콘 차량의 진입이 쉽지 않아 주민들이 저지에 나서면 공사가 더뎌질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주민들과의 대치 상황에서 다른 불상사가 발생하기 전에 어떻게든 공사를 서둘러 끝내야만 하는 한전으로선 현재 공사가 진행중인 5곳 말고도, 추가로 다른 현장에 공사를 확대해야 하는 입장이다.


기초작업이 끝이 나면, 다른 현장으로 공사 인력을 보내는 것이 전체 공사 속도를 빠르게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단 최소한 서너곳에서는 어떻게든 공사를 추가로 시작해야 할 것으로 한전은 보고 있다.

아직 어느 현장에서 공사를 추가할지는 결정되지 않았다. 한전 관계자는 "접근용이성이나 자재 이송의 편의성도 살펴봐야 하고, 경력 투입이나 주민들의 반대 상황도 고려해야 해서 고민스러운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한전은 경찰에 경력 투입 인원과 장소를 늘려 달라고 요청했다. 경찰의 보호 없이는 공사 확대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 경찰 고심 "지금 경력도 벅찬데, 주민 충돌도 우려돼"

하지만, 경찰도 현재 현장에 투입된 경력은 물론, 일선에 남아 있는 경찰서 인력들의 피로도가 늘고 있고, 마땅히 추가할 경력도 없어 고심을 하고 있다.

오히려 현재 경력을 유지하는데도 엄청난 비용이 드는 데다, 인권침해와 공권력 남용이라는 지적도 커지고 있어 경력을 줄이는 것도 생각하고 있는 상황이다.

무엇보다, 다른 송전탑 현장에 공사에 들어가면 주민들과의 충돌도 불가피하다.

당장 콘크리트 타설을 위해 레미콘 차량의 진입조차 주민들의 저지로 쉽지 않을 판국인데, 다른 송전탑 현장의 확대를 주민들이 가만히 두지 않을 것으로 보여 쉽지 않은 고민이 되고 있다.

주민들은 송전탑 현장의 확대는 결코 허용하지 못하겠다는 결사저지의 입장이다.

한 주민은 "지금 하고 있는 5곳의 공사장은 경찰이 기습적으로 선점해서 공사가 시작됐지만, 더이상 그럴 일은 없을 것"이라며 "끝까지 막아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밀양 송전탑 반대대책위 이계삼 사무국장은 "주민들이 공사 진행 상황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나름대로 대응책을 마련해 공사 저지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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