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이후 조세피난처에 1조 달러 넘게 송금

다수의 페이퍼컴퍼니 설립된 케이먼군도, 버뮤다, 바하마, 저지 등에도 상당액 송금

2000년 이후 지난해까지 국내에서 조세피난처로 송금된 돈이 1조 달러를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한국은행이 정의당 박원석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서 2000년부터 지난해까지 13년간 국내 개인과 법인이 조세피난처에 송금한 금액은 1조264억7천만달러, 우리 돈1천355조여원에 달했다.

조세피난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지정한 50개 국가들이다.

2000년 56억달러였던 조세피난처송금액은 2005년 468억달러, 2010년 1천36억달러, 지난해 1천586억달러로 급격히 증가했다.

싱가포르에 7천830억달러가 송금돼 가장 많았고, 벨기에 726억달러, 스위스 562억달러, 말레이시아 382억달러 등의 순이었다.

이 가운데 탈세가 목적인 페이커컴퍼니(실체가 없이 서류상으로만 존재하는 회사)가 다수 설립돼 역외탈세 혐의가 큰 케이먼군도에 47억달러, 버뮤다 28억달러, 바하마 4억달러, 저지 4억 3천만 달러, 리히텐슈타인 1억 9천만 달러, 건지 1억 7천만 달러, 네덜란드령 안틸리스 1억 3천만 달러가 송금됐다.

박의원은 역외탈세 목적일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개인 송금의 경우 케이먼군도는 2000년대 초반 1~2명에 불과했지만 지난해에는 12명으로 증가했고, 버뮤다 송금자도 2000년 1명에서 2002년에는 갑자기 43명으로 늘었다가 다시 급감했다고 주장했다.

또 바하마 송금자도 2000년 1명 있었으나 2011년 이후에는 10명이 넘는 송금자가 발생했으며, 영국령 버진아일랜드 송금자도 2000년대 초반 한 명도 없었으나, 2010년 부터는 매년 10명 이상의 송금자가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2004년까지 송금자가 10명 이내 이던 리히텐슈타인도 2005년 부터는 두 자릿수로 늘어 지난해는 34명이 송금했다.

박의원은 "기업의 투자나 각국간 세율을 이용한 절세 차원의 송금도 포함돼 있기 때문에 조세피난처 송금액 전체에 역외탈세 혐의를 둘 수는 없으나, 개인.법인이 천문학적인 금액을 조세피난처에 송금한 점을 감안하면 과세당국이 더 적극적이고 면밀하게 조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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