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아 목걸이 사달라"…치사한 '대우조선해양' 임직원들

협력업체들로 부터 35억 상당 뒷돈받은 전.현직 임직원 14명 기소

(사진=이미지비트 제공)
선박자재 납품을 대가로 협력업체들로부터 35억원 상당의 뒷돈을 받은 대우조선해양 임직원들이 무더기로 기소됐다.

일부는 아들이 수능을 치는데 행운열쇠를 사달라거나 아내가 원하는 김연아 목걸이를 사 올 것을 협력업체에 요구한 것으로 드러났다.

울산지검 특수부(부장검사 최창호)는 15일 배임수재 혐의로 대우조선해양 전·현직 임직원 11명을 구속기소하고, 나머지 임직원 3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기소된 임직원에는 상무와 이사는 물론 차·부장에 이어 대리와 같은 말단 직원도 포함됐다.


또 대우조선해양 임직원들에게 상습적으로 금품을 전달한 납품업체 임직원 6명을 구속, 10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은 또 상대적으로 받은 금액이 적은 대우조선 임직원 12명에 대해 회사에 징계를 통보했다.

대우조선해양 상무 A(55)씨는 지난 2008년 2월부터 지난 2월까지 납품업체 4곳으로부터 1억4,700만원 상당의 금품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차장 B(43)씨는 덕트와 가스파이프 납품업체 11곳으로부터 모두 11억9,500만원을 받았고, 대리 C(33)씨는 업체 4곳에서 2억6,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됐다.

이번에 기소된 대우조선해양 임직원은 모두 14명.

이들이 2008년부터 최근까지 납품업체로부터 받은 금액은 35억원에 이르는 등, 1인당 평균 수재액이 2억원을 넘어 최근 원전 비리보다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임원은 아들이 수능시험을 치는데 순금 행운의 열쇠를 사달라고 하거나 가족의 해외여행경비 일체를 제공 받기도 했다.

또 아내가 TV를 보고 김연아의 목걸이를 갖고 싶어 한다며 이를 사오라고 하거나 심지어 운동기구를 사서 집으로 가져올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울산지검 특수부 최창호 부장검사는 "억대 연봉을 받는 임직원들이 협력업체로부터 받은 돈을 부동산이나 고가의 자동차를 사는 등 재산 증식에 이용했다"고 말했다.

납품업체들은 선박에 들어가는 덕트와 가스파이프 등 납품계약시 편의를 봐달라거나 납품 단가를 높여달라는 청탁과 함께 향응과 금품을 제공한 것으로 드러났다.

현재 우리나라 조선 산업의 빅3 업체 중 하나인 대우조선해양과 관련된 협력업체 수는 1,800여개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은 원청업체 임직원이 받은 35억원 상당의 불법수익을 환수하기 위해 차명 부동산 등에 대해 추징보전청구를 했다.

검찰은 또 적발된 협력업체들이 다른 곳에도 자재를 납품하고 있는 만큼, 각종 납품비리에 대해 지속적으로 수사를 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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