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진의 질문에 FC서울의 수비수 최효진의 입에서는 다소 거친 답변이 튀어나왔다. 갑작스러운 최효진의 발언에 옆에 있던 최용수 감독이 덩달아 당황했다. 그러나 최효진은 안색 변화도 없이 자신의 생각을 침착하게 이어갔다.
서울은 광저우 에버그란데(중국)과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을 앞두고 있다.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치러지는 결승전은 서울에서 오는 26일 1차전을 치른 뒤 다음 달 9일 광저우에서 2차전을 갖는다.
이 때문에 서울에게는 안방에서 열리는 1차전의 결과가 상당히 중요하다. 승리가 가장 좋지만 최소한 무승부라도 거둬야 6만 명이 운집할 광저우의 홈 경기를 편안한 마음으로 치를 수 있다.
하지만 광저우는 이미 승리한 분위기다. 2차전 홈 경기 입장권 가격을 폭리에 가까울 정도로 높게 책정했을 만큼 승리를 자신하고 있다. 어차피 우리가 이길 테니 와서 보고 싶은 사람만 와서 보라는 식의 배짱을 부리고 있는 것.
광저우는 이미 지난 준결승에서 가시와 레이솔(일본)을 1, 2차전 합계 8-1로 크게 꺾고 결승에 진출한 만큼 자신감이 높아진 상황. 이 때문에 광저우 현지에서는 이미 우승을 확정한 듯한 모습으로 경기를 준비하고 있다.
16일 경기도 구리 챔피언스파크에서 만난 최효진은 광저우의 최근 상황에 대해 “광저우가 정신 나간 것 같다”면서 “방심하고 있는 모습이 오히려 우리에게는 감사한 일이다. 우리 홈에서 쉽지 않은 원정 경기를 하고 갈 것”이라고 강한 승부의지를 다졌다.
광저우의 초호화 외국인 선수들과 맞서야 하는 서울의 외국인 선수 에스쿠데로는 “광저우가 돈을 더 많이 썼다는 것 말고는 우리가 훨씬 월등하다”고 분석했다. 이어 “무리퀴는 스피드가 좋지만 골 넣는 능력은 데얀이 한 수 위다. 콘카와 몰리나는 비슷한 유형의 선수인데 몰리나가 경험도 많고 위기 상황을 헤쳐나가는 능력은 더 뛰어나다”고 동료들을 치켜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