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호남선 기차를 타고 내려가면서 꾸벅꾸벅 졸다가 송정리역이 나오면 광주에 거의 다다랐음을 이내 알아차리고 다들 선반위의 짐들을 꾸역꾸역 내리기 시작했다.
다음역이 광주역이기 때문이다.
지금은 송정리가 광주광역시에 편입돼 광산구에 들어가 있다.
2호점이 옆에 있고 이름까지 비슷한 집들도 여럿 있다.
거기에 불맛까지 더해져 손으로 들고 뜯거나 가위로 잘라야 하는 불갈비와는 또 다른 편리한 맛을 선사한다.
떡갈비 유래는 과거 임금이 체면 때문에 갈비를 손에 들고 뜯을 수 없어 젓가락으로 먹기 좋게 만든 데서 비롯됐다고 한다.
모양으로만 보면 햄버거스테이크와 비슷하지만 맛 비교는 허락할 수 없다.
취향에 따라 쇠고기, 돼지고기를 섞어 만든 떡갈비를 많이 찾는데 꼭 착한 가격 때문만이 아니라 첫 맛도 더 고소해 한우떡갈비와 구별된다.
송정떡갈비는 원래 돼지고기와 쇠고기를 7대3정도의 비율로 섞어 만든다고 주인 오유경씨는 전한다.
동두천 송월관(031-865-2428)도 떡갈비로 유명하지만 한우떡갈비만 맛볼수 있다.
◈ 비주얼은 사뭇 달라도 순살 만의 조화로운 맛
사실 떡갈비는 남도지방 담양 떡갈비를 백미로 치는 이들도 있지만 방식과 비주얼은 좀 다르다.
읍내에 있는 50년 전통 덕인관(061-381-7882)과 최근 TV 프로그램에 등장했던 3대째 전통 신식당 떡갈비(061-382-9901)가 유명세를 많이 탔다.
떡갈비는 원래 갈비뼈에 붙은 갈빗살에 칼집을 낸 후 작게 자른 안창살과 갈빗살을 뭉쳐 만드는데 담양의 떡갈비는 갈비뼈에 다시 뭉쳐서 구워낸다.
덕인관의 경우 붙여놓은 떡갈비 사이로 갈빗대가 보이는 게 이채롭다.
덕인관의 경우 떡갈비를 뭉칠때 대파를 송송 썰어넣고 양념을 하고 신식당은 떡갈비아래 깔아놓은 양파를 곁들이도록 해 느끼한 맛을 잡아주는 것도 각기 차별화된 요소들이다.
일종의 더 맛있게 먹기 위한 애피타이저라고나 할까.
담양은 그렇지 않지만 송정떡갈비촌은 떡갈비를 즐긴 후 밥 말고도 떡국이 시선을 끄는데 식감도 그렇고 음식궁합도 맞는다.
식욕을 확 당기는 냄새만 갖고는 ‘광양불고기’에 비견되지만 갈비와 불고기의 차이를 아는 먹방의 식객은 역시 떡갈비를 막상막하의 ‘막상’으로 치는 이들이 많다.
송정떡갈비를 먹으러 갈 때 기왕이면 송정5일장(3일과 8일로 끝나는 날 선다)에 맞춰 가면 이것저것 시골장터 구경하는 맛도 쏠쏠하다.
5일장 구경은 남도의 걸쭉하고 재미난 사투리 속에 계절이 빚어내는 시장의 넉넉한 맛까지 어우러져 떡갈비 맛을 본 후 덤으로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