前 4대강본부장 "훈장 반납? 자부심 느끼는데…"

- 4대강, 대운하 염두에 둔적 없어
- 녹조라떼? 몇년 지나면 개선될 것
- 감사원 결과, 자꾸 바뀌고 문제있어
- 정치논란 안돼...객관적 평가되길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심명필 前 4대강 추진본부장

‘4대강 사업 논란’ 이번 국정감사에서 뜨거운 이슈 중에 하나였죠. 그런데 이번에는 환경 단체들이 ‘이명박 전 대통령과 4대강 사업 책임자들을 검찰에 고발한다’고 합니다. 거기에는 이재오 의원, 전 환경부장관, 전 건교부 장관, 수자원공사 사장 등이 다 포함됩니다. 여기에 대한 검찰 수사가 시작이 되면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국면이 되는 거죠. 즉, 지금까지는 검찰수사가 담합 문제, 건설사 타깃이었다면 이제는 전 정권 핵심부로 가는 겁니다. 이분의 입장이 궁금합니다. 4대강 사업의 핵심 책임자로 이번 고발대상에도 포함된 분, 전 4대강 살리기 추진본부장이죠. 인하대학교 심명필 교수 연결했습니다.

◇ 김현정> 4대강 복원범국민대책위에서 심 본부장님을 포함해 전 정권 인사들을 검찰에 고발한다고 했습니다. 여기에 대한 입장, 어떻게 되십니까?

◆ 심명필> 저도 언론보도를 통해 들었습니다만, 개인적으로는 안타깝고 유감스럽게 생각합니다. 4대강 살리기 사업이 기후변화에 대비해서 국가 백년대계의 관점에서 추진했습니다. 그런데 그 평가는 우리 세대뿐만이 아니고 앞으로 살아가게 될 우리 미래, 다음 세대도 함께 평가해야 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여전히 이 사업은 성공한 사업이라고 생각하세요?

◆ 심명필> 네. 저희들은 이 사업이 미래를 위한, 특히 기후변화에 대비해서 가뭄과 홍수에 대비한 그런 사업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본부장님. 녹조라떼라는 말 들어보셨죠? 지금 발생하고 있는 대규모 녹조, 수질악화, 농경지 침수, 재방 붕괴 현상 이런 건 어떻게 설명하시겠습니까?

◆ 심명필> 수질 악화에 대한 여러 가지 논란이 있습니다만, 금방 1~2년 만에 우리가 평가를 할 게 아니고 좀 장기간 지켜보면서 여기에 대한 평가를 해야 될 것이다, 이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장기간 지켜보면 이런 녹조라떼 현상 같은 게 없어지나요?

◆ 심명필> 물론 녹조라떼도 지금 언론에서 좀 과도하게 보도된 부분이 있습니다만, 수질경우만 해도 BOD(생화학적산소요구량) 등 수질지표가 개선되었다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고요. 물론 COD(화학적산소요구량) 에서는 개선된 점이 좀 적습니다마는. 금년 여름 폭염이라든지 강우량 저하에 따른 녹조현상이 발생했습니다. 그래서 수질개선에 대한 국민 체감도가 다소 떨어지지 않았나 생각을 하는데, 이런 부분은 몇 년 더 지켜보면서 우리가 판단해야 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독성물질까지 나오는데, 그냥 몇 년을 지켜만 볼 수 있겠습니까? 사람들이 그 물을 마시기도 하는데요?

◆ 심명필> 그런데 이러한 환경지표라는 게 1~2년 가지고 판단을 할 수가 없고요.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서 전체적으로 개선이 되었다는 게 아마 입증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추진하신 분으로서는 그런 답을 하실 수밖에 없을 것 같긴 합니다만... 그런데 4대강 범대위 측의 고발 배경을 보면 ‘22조원이라는 예산을 하천정비라는 본래의 목적이 아니라 대운하 사업이라는 전혀 다른 사업에 불법지출해서 국가에 손해를 끼쳤다.’ 이렇게 얘기를 합니다. 어떻게 생각하세요?

◆ 심명필> 그런데 4대강 현장을 한번 가보셨는지 모르겠습니다만, 4대강 현장에 가보면 갑문도 없고 터미널도 없습니다. 더욱이 교량에 배가 다니기에는 적합하지 않거든요. 한강과 낙동강에도, 대운하 그 당시 계획을 보면 130여 개의 교량에 한 30개 넘는 교량을 모두 개축하고 고치고 신설해야 됩니다. 그런데 저희들이 이 사업을 통해서 4대강 사업에서는 교량을 하나도 손을 대지 않았습니다.

심명필 前 4대강 사업본부장 (자료사진)
◇ 김현정> 그런데 감사원 감사의 총 결론을 보면, ‘4대강 사업은 대운하 사업을 염두에 둔 거다. 그 과정에서 중간에 중단 돼 가지고 완성은 안 됐을지는 몰라도 그걸 염두에 두고 시작을 해서 예산도 상당히 허비했다.’ 이런 결론이 나온 거 아닙니까?

◆ 심명필> 염두에 뒀다는 말이 모호합니다만, 저희들은 결코 이 4대강 사업이 대운하를 갖다가 염두에 뒀다든지, 장래를 생각하고 만든 게 아닙니다.

◇ 김현정> 염두에 둔 적이 전혀 없다?

◆ 심명필> 네. 이번 국감에서도 제 기억으로는 감사원장 직무 대행이 한 말이 있습니다. ‘4대강은 하천정비사업이다. 이수, 치수, 환경을 이용하도록 목적에 맞게 했다.’ 이런 설명이 있었습니다. 거기에 대한 해명을 했고요. 그다음에 사업 추진 과정에서 저희들이 설명회, 공청회 여러 가지 홍보를 했습니다만, 이런 부분이 좀 미흡하고 부족한 거 아니냐. 그래서 국민들께도 불필요한 오해를 일으켰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전혀 염두에 둔 적이 없다, 다시 한번 강조하시는 거군요?

◆ 심명필> 그렇습니다.

◇ 김현정> 감사원이 근거로 든 것을 보니까 ‘원래는 대운하사업을 하려다가 국민 반대에 부딪혀서 대통령이 대운하 포기선언’을 하죠?

◆ 심명필> 그렇죠. 두 번에 걸쳐서.

◇ 김현정> 그런데 포기선언을 한 후에도 국토부는 대통령실로부터 ‘사회적 여건변화에 따른 대운하 재추진 가능성을 대비하라.’ 이런 지시를 받고 2009년 6월에 4대강 마스터플랜이라는 걸 수립합니다. 이 마스터플랜에 따르면 ‘준설량, 최소 수심, 보 설치 규모 등을 당초 계획보다 훨씬 확대하는 걸로 수정이 됐다.’는 겁니다. ‘따라서 이것은 염두에 둔 것이다.’ 이렇게 결론을 내렸거든요?

◆ 심명필> 그런데 그 내용도 우리가 4대강 사업을 추진하면서 수많은 회의를 하고, 또 각종 보고에 평가, 심지어 자문회의까지 있었을 거 아닙니까? 그곳에서 많은 서류들이 왔다갔다 했는데요. 그 중 한 서류에 ‘가능하면 충분하게. 앞으로 미래에, 특히 이상기후라든지 이것 때문에 가뭄과 홍수가 있으니까 물을 충분하게 확보하는 게 좋지 않겠느냐.’ 이런 의견이 있었던 것이지, 그 많은 서류 중에 한 장을 가지고 이게 운하를 염두에 뒀다? 이렇게 결론을 낸다는 것은 굉장히 어불성설이 아닐 수 없습니다.

◇ 김현정> 그 많은 서류 중에 하나를 가지고 주장해서는 안 되겠지만, 그 한 서류가 대통령실로부터 온 대운하 추진 가능성에 대비하라는 문건이면 그 가치가 다르지 않은가요?

◆ 심명필> 대운하 추진 가능성이라기보다 우리가 이런 사업을 할 때 앞으로 언젠가 10년, 20년 뒤에는 이 하천에도 많은 기능이 있기 때문에 운하도 검토를 할 수는 있겠죠. 그래서 거기에 대비해서 여러 가지 상황을 같이 검토해 보라, 이런 뜻으로 해석해야지. 실질적으로... 예를 들면 수심문제가 많이 나옵니다만, 수심만 해도 낙동강 하류 쪽으로 가면 이미 깊은 곳은 그런 구간이 한 20m가 넘습니다. 그래서 이 4대강 사업에서 수심을 6m로 한 거 아니냐, 그게 주운하와 같다고 하는데, 수심 6m 구간도 전체 하천에서 한 26%에 불과합니다.

◇ 김현정> 아까 염두에 전혀 안 두셨다고 그랬는데 2, 30년 후를 염두에 두시긴 한 거네요?

◆ 심명필> 그거는 염두에 뒀다고 할 수 없습니다. 하천의 기능이 여러 가지 있습니다. 홍수예방이라든지, 물을 확보해서 공급한다든지. 또 배가 다니는 것도 주요 기능 중에 하나거든요. 우리나라는 화물선 이런 것이 다닐 수 없는 상황입니다마는 장래에, 언젠가는 이런 것에 대해서 검토는 할 수 있겠죠. 그래서 이번 본 4대강 사업에는 운하에 대해서 사실 전혀 검토를 하지 않았다는 말씀입니다.

◇ 김현정> 대운하 포기선언을 하셨으면, 2, 30년 후에 그 가능성을 생각하고 이걸 수정을 하는 거면 그것도 국민들께 알리셨어야 되는 것 아닌가요? 동의를 구하는?

◆ 심명필> 그건 일반적인 내용이지. 4대강 사업하면서 운하에 대해서 직접 대비를 하고, 검토했다고는 할 수 없습니다. 다만 하천의 기능에 여러 가지가 포함 되어 있으니까. 운하라기 보다 주운이죠. 일단 배가 다닐 수 있는 그런 여건을 우리가 기술적으로 검토를 해 볼 수는 있죠.

◇ 김현정> 그러면 지금 감사원 감사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제가 다 말씀드린 건 제 얘기가 아니라 감사원의 결과였는데요?

◆ 심명필> 저는 감사원 결과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몇 차례에 걸쳐서 감사를 했습니다마는 세 차례 발표를 했는데 내용도 달라졌고. 지난 1월에 발표한 내용을 보면 ‘총체적 부실’ 운운했고요. 이번에도 ‘염두에 두고 있다’ 했는데 염두에 둔 내용은 전혀 없죠. 우리가 현장에 가보면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습니까?


◇ 김현정> 세 번이 바뀌었다고 하더라도 그 내용이 점점 구체화됐다면, 바뀔 수 있는 거 아닙니까?

◆ 심명필> 그렇지만 내용이 예전에 비해서... 예전에 문제없다는 게 자꾸 문제로 제기 하고. 특히 ‘운하다’ 했는데 현장에 가서 보면 이게 운하다, 아니다하는 것은 누구나 판단할 수 있거든요. 예를 들어서 전문가 100명을 4대강 현장에 불러 모아서 이 분들한테 이게 운하냐 아니냐를 물어본다면 아마 100%, 거의 이거는 운하가 아니라고 얘기를 할겁니다.

◇ 김현정> 이번 국감에서 김영호 감사원 사무총장이 이 4대강 사업에 대한 전직 대통령의 책임론을 거론하면서 ’도의적 책임이 있다. 사법처리까지 검토했었다.‘ 이렇게 밝혔는데, 이재오 의원은 ’이 발언이 고도의 정치 행위다.‘ 이렇게 또 얘기를 했어요. 어떻게 생각하세요?

◆ 심명필> 저는 정치적인 관점에 대해서 얘기하고 싶지는 않습니다만, 사실 4대강 사업은 기술적인 측면에서 논란이 있어야지 정치적인 면에서 논란을 얘기 한다는 것에 대해서는 굉장히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럼 정치적인 것이 좀 들어갔다고 보십니까?

◆ 심명필> 저는 그렇게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러면 감사원이 무엇 때문에 정치 행위를 했다고 보시는 걸까요?

◆ 심명필> 거기에 대해서 제가 깊게 알 수 있는 내용은 아닙니다만. 어쨌든 우리 4대강 사업이라는 게 물 문제를 해소하고, 여러 가지 지역 경제 발전을 위해서 이 4대강사업을 시작 했는데요. 이런 부분이 계속 가면서 정치적으로 좀 파장이 깊어졌다고 보는 것이죠.

◇ 김현정> 혹시 현 정부가 전 정부에 대해서 어떤 정치행위를 하는 것이다, 이렇게도 보세요?

◆ 심명필> 제가 거기에 대해서 특별히 언급할 것은 없는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사실은 이 4대강이 옳았느냐 아니냐, 토론을 하기 시작하면 오늘 10분으로는 결론이 안 나고요. 이 정도 입장을 정리해 봐야 할 것 같아요. 우선 형사고발이 이루어지면 검찰 소환이 있을 텐데 조사에는 응하시는 거죠?

◆ 심명필> 당연히 응해야죠.

◇ 김현정> 조사 결과는 혹시 어떻게 전망하십니까?

◆ 심명필> 이 사업이 여러 가지 이상기후라든지... 저는 하천을 우선 두 가지로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우리 하천이 오랫동안 방치되어 왔거든요. 그래서 정비하고 복원했다는 것이고. 그다음에 앞날에 대비했다 이거죠. 지금 이상기후 때문에 세계적으로 가뭄, 홍수가 발생해 가지고 많은 피해를 입고 있거든요. 우리는 거기에 대비해서 사업을 했는데, 이게 예전 초기에 대운하 공약이라든지 이런 계획과 맞물려 가지고 불필요한 오해를 받고 있다, 지금 이렇게 저는 생각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이명박 정부 당시에 4대강 사업 공로자 1,152명에게 훈장을 수여했거든요. 이거를 취소해야 된다는 요구도 여기저기서 나오는데, 어떻게 생각하세요? 본부장님도 훈장 받으셨죠?

◆ 심명필> 저도 물론 훈장을 받았습니다만, 그거는 적절하게 주위에서 많은 사람들이 평을 하고 있겠죠.

◇ 김현정> 혹시 반납할 생각 있으세요?

◆ 심명필> 글쎄, 저는 이 사업에 대해서 어느 정도 자부심을 느끼고 있습니다. 물론 오해가 있는 것에 대해서는 굉장히 안타깝습니다만. 오랜 기간이 지나면 여기에 대한 정당한 평가가 이루어질 거라고 생각됩니다.

◇ 김현정> 여기까지 듣죠. 오늘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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