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경한 밀양 주민들 "송전탑건설 명분 없다"

대화부터 하도록 사회적 공론화기구 구성 요구

밀양 송전탑 건설 중단을 요구하며 밀양 주민들 50여 명이 상경해 기자회견을 열었다.

밀양송전탑 서울대책회의와 주민들은 17일 종로구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신고리원전 3,4호기 가동도 2년 이상 늦춰진 상황에서 밀양 송전탑 공사 강행은 더이상 명분이 없다"며 정부와 한국전력공사를 규탄했다.

정부의 공식 발표까지 났는데도, 공권력을 투입해 밤을 새워가며 공사를 강행해야 할 이유가 없어졌다는 것.

김준한 신부는 정부에 대해 "한전의 자료만 받아서 이야기하지 말고 주민들의 의견도 받아서 대화의 장을 마련해 달라"고 촉구했다.

또 "마지막까지 대화를 원하는 주민들의 마음을 제발 헤아려 달라"고 강조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소속 박주민 변호사 역시 "안전성도 담보되지 않았고 언제 해결될지도 불분명한 신고리원전 상황에서도 경찰력으로 인권 침해를 일삼고 있다"며 정부를 비판했다.

밀양에서 상경한 김길곤(82) 할아버지는 목이 메어 말을 제대로 잇지 못하면서도 "농사 지으며 어렵게만 살아왔는데 그냥 지금처럼만 살게 놔두면 안되겠느냐"며 "다른 대안도 얼마든지 많이 있다"고 말했다.

대책회의 측은 "폭압적인 공권력이 아닌 민주적 대화를 원하는 주민들의 뜻을 담은 공개서한을 청와대에 전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근혜 대통령에게 전달하는 공개서한에는 "일부 언론이 주민들을 외부세력의 사주에 넘어간 몽매한 시골 노인으로 매도하고 있지만, 노인들은 목숨을 걸고 8년 동안 국책 사업을 막아서고 있다"며 "그 이유를 들어달라"는 내용이 담겨 있다.

또 "급하지 않은 공사를 밀어붙이지 말고 사회적 공론화 기구를 마련해달라"는 내용도 들어 있다.

상경한 밀양 주민들은 대화와 사회적 합의기구 구성을 요구하며 765배를 한 뒤, 오후에 한전 앞에서 또 기자회견을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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