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생 수준의 지능 20대女 '감쪽같은 절도'

경찰 "상습범이어서 구속 사안…치료 위해 불구속 입건"

지난달 2일 오전 11시쯤 부산 동구의 2층짜리 주택에 사는 A(62·여)씨는 등골이 서늘한 경험을 했다.


1층 안방에서 평소 좋아하는 TV프로그램을 보다가 2층 방에 올라간 A씨는 주변이 어지럽혀져 있고 보석과 현금 등 금품 250만원 어치가 사라진 것을 발견했다.

2층에 올라가려면 1층 현관문과 거실을 통해야 하는 집 구조상 자신이 TV를 보는 사이 범인이 옆으로 지나갔다는 생각에 식은땀마저 흘렀다.

바로 옆방에서 잠을 자던 90대 시아버지도 괜찮은 것을 확인한 A씨는 그래도 '강도가 아니라 다행이다'라고 생각하며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신고를 받은 경찰은 이전 동일 수법의 전과자를 대상으로 조사를 하다가 인근에 거주하는 B(28·여)씨가 범인임을 밝혀냈다.

초등생 수준의 지능을 가진 B씨가 A씨의 집 현관문이 열린 것을 보고 무심코 들어가 물건을 집어온 것.

범행 인지 수준이 낮은 B씨는 물건을 훔치면서도 '남의 집에 들어갈 때는 신발을 벗어라'는 어머니의 가르침에 따라 현관문에 신발까지 가지런히 벗어놓고 범행했다.

경찰 조사결과 이런 버릇 때문에 2009년 여러 차례 처벌을 받은 A씨는 어머니의 가르침으로 버릇을 고치는 듯 했지만 지난 3월 어머니 사망으로 말릴 사람이 없자 또 범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A씨는 상습범이어서 구속해야 하지만 경찰조사보다도 치료가 필요하다고 생각해 불구속 입건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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