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전주 KCC를 이끄는 허재 감독이 다시 환하게 웃었다. 43점차 대패의 아픔 속에서 심판을 향해 레이저를 발사하던 모습은 온데간데 사라졌다.
KCC는 18일 오후 전주실내체육관에서 벌어진 2013-2014 KB국민카드 프로농구 안양 KGC인삼공사와의 홈 경기에서 76-60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KCC는 지난 15일 울산 모비스에게 프로농구 역대 최다 점수차 패배를 당했던 아픔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경기 초반은 불안했다. 득점이 쉽게 터지지 않았다. 1쿼터 막판부터 주도권을 잡는 듯 했지만 2쿼터 들어 오세근이 분전한 KGC인삼공사에게 추격을 허용했다.
허재 감독은 "어린 선수들이 많다보니 1,2쿼터에 후유증이 있었다. 전반이 끝나고 선수들에게 자신감을 갖고 파이팅하자고 얘기한 게 주효했다. 3쿼터부터 (2연승을 거뒀던) 전자랜드와 SK전 때의 모습이 나왔다"고 말했다.
KCC는 3쿼터 10분동안 KGC인삼공사를 33-9로 압도하고 일찌감치 승기를 굳혔다. 강병현은 3쿼터에서만 14점을 몰아넣어 팀 승리를 이끌었다. 총 24점을 올렸다.
허재 감독은 강병현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경기에 뛰는 맏형급으로서 책임감을 갖고 자신감있게 하는 모습이 좋아졌다"고 평가했다.
허리 부상 때문에 모비스전을 앉아서 지켜봐야 했던 강병현은 이날 대활약으로 43점차 패배의 아쉬움을 달랬다. 강병현은 "오늘은 무조건 이긴다는 생각을 하고 들어왔다. 전반전이 끝나고 더 자신있게 하려고 했다. 다행히 슛이 잘 들어갔다"며 웃었다.
이날 승리는 KCC가 다시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이 될 것이다. KGC인삼공사가 개막 4연패 늪에 빠진 반면, KCC는 3승1패째를 기록해 3연승 무패행진 중인 모비스와 원주 동부에 이어 단독 3위로 올라섰다.
허재 감독은 "이긴 게 문제가 아니라 선수들이 다시 자신감을 찾은 것이 다행"이라며 만족스러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