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영곤 지검장 "윤석열 항명, 상상도 못했다"

조영곤 서울중앙지검장이 21일 오후 서울 서초동 고등검찰청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서울고등검찰청 산하 일선 검찰청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송은석 기자)
조영곤 서울지검장은 2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서울중앙지검 국정감사에서 국가정보원 대선개입 의혹 특별수사팀장인 윤석열 여주지청장에 대해 "이렇게 항명이라는 모습으로 가리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날 법사위 국감에선 국정원의 대선 개입 의혹 수사와 관련해 윤 지청장이 국정원 직원들을 체포하고 공소장 변경 허가를 신청할 때 지휘·결재를 제대로 받았는지에 여야 의원들의 질문이 집중됐다.

당연히 윤 지청장과 조 지검장의 발언에 이목이 쏠렸다.

윤 지청장은 "4차례에 걸쳐 검사장에게 재가를 받아 공소장 변경허가 신청서를 접수시켰다", "조 지검장이 야당 도와줄 일 있냐, 정 하려고 하면 네가 사표를 내라"는 등의 폭탄급 발언을 쏟아냈다.


이에 대해 조 지검장은 "검사 한 사람의 검찰 조직이 아니다. 모든 일은 절차를 거쳐야 한다"며 "검찰은 공정성이 생명이다. 윤 지청장의 보고에서 있었던 것은 작은 하자나 흠결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그는 "윤 지청장이 보고라고 주장하는 것은 제대로 된 체계를 갖추지 않았다. 보고라는 건 윗사람에게 통보하기 위해서 하는 게 아니다"라며 "그런 저의 지휘에 문제가 있었다면 책임을 지겠다"고 말했다.

또 "보고를 집에서 다과를 하면서 이야기 나누는 것까지 포함해 충분히 이야기 나눈다. 그러나 사무실에서 보고 받고, 정식보고는 사무실에서 이뤄진다"고 덧붙였다.

그는 "2천명 검사 앞에서 말씀드린다. 그걸 허가할 검사장은 없다고 생각한다"며 "국감을 수 삼일 남겨놓고 그 사이 저도 모르게 체포영장을 접수하고 다음날 새벽 압수수색,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집행하는 절차를 거치는데 이것이 흠결이 없다고 말한다면 이해할 수 없다"는 의견을 밝혔다.

조 지검장은 본인이 격노했다는 유 지청장의 발언에도 "제가 격노했다는데, 저는 격노할 사람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그는 또 "윤석열 검사가 일에서나 일반 사생활에서나 절도 있고 나름대로 실력 있는 검사라고 지금까지 생각해왔다. 그렇기 때문에 믿고, 나는 윤 청장을 버리지 않는다는 마음을 갖고 있었다"면서도 "저는 이렇게 항명이라는 모습으로 가리라곤 생각도 못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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