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주인사업, 과대포장된 홍보이벤트
- 돈만 내면 가는 우주관광과 비슷해
- 홍보에 동원된 우주인들도 피해자
- 10대 우주강국? 중장기 계획 필요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김명진 시민과학센터 운영위원
한국 최초의 우주인이죠, 이소연 씨. 지금 미국에서 경영학 석사과정 MBA 밟고 있고요. 또 한 명의 우주인 고산 씨는 프린터와 관련된 벤처기업을 지금 창업했습니다. 어제 국감에서 이 아이러니가 지적이 됐는데, 물론 진로는 개인의 선택입니다만, 이들의 진로를 보면서 260억짜리 우주인 선발사업은 도대체 우리에게 무엇을 남겼는가, 이 고민을 해 보게 됩니다. 이 문제를 초기부터 고민해온 분, 시민과학센터의 운영위원이시고요. 동국대에서 강의하고 계세요. 김명진 위원, 연결을 해 보죠.
◇ 김현정> 우주인 사업이 260억짜리 쇼였다. 이런 지적이 어제 국감에서 나왔는데, 동의하십니까?
◆ 김명진> 우주인 사업은 애초부터가 기획단계의 한계와 문제점 때문에 그런 비판을 받을 대목이 충분히 있다고 봅니다.
◇ 김현정>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에서 그렇게 비판을 받을 만한 쇼라고까지 얘기를 할 수 있나요?
◆ 김명진> 그런 얘기는 저 말고도 많은 분이 지적을 해 왔는데요. 우주매출사업은 기본적으로 항공우주 이쪽에 대해서 국민적 관심 제고, 이런 취지로 기획된 이벤트성 사업에 가까웠고요. 관련 부처에서는 이 분야에 대한 관심을 증가시켜서 더 많은 기사를 나오게 해야겠다, 이런 식의 생각이 있었고. 해당 방송사에는 시청률을 높여서 광고수입을 기대한 이런 측면이 맞아 떨어진 것 같습니다. 후속사업 자체가 고심이 될 수밖에 없지 않았나.
◆ 김명진> 이소연 씨가 그때 11일 동안 러시아 소유즈선 타고 우주 정거장에 갔다 왔는데요. 사실 그 프로그램 자체는 특이한 부분이 별로 없고, 기본적으로 러시아 측과 상업적 계약에 의해서 진행된 것이었습니다.
사실 2000년대 들어오면서 러시아에서 돈이 별로 없어서 소유즈선 발사 비용을 충당하기 위해서 2천만 달러, 요즘 우리나라 돈으로 한 200억이 조금 넘는 돈인데, 그 정도 돈을 내면 소유즈 우주선을 타고 우주정거장에 갔다 올 수 있도록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고요.
때때로 2000년대 이후에 이 프로그램을 이용해서 나갔다 온 사람이 7명 정도 있습니다. 이소연 씨 말고도. 이소연 씨 우주 비행 자체도 프로그램 내용이나 비용 같은 것을 보면 다른 이른바 우주 관광객으로 불리는 사람들과 활동과 크게 다르지 않거든요, 사실.
◇ 김현정> 그에 비해서 과대 포장된 측면이 있다, 이런 말씀이신데. 그래도 국민적 관심을 크게 불러 모으는 데는 성공하지 않았습니까? 우주의 꿈을 심어주었다. 여기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세요?
◆ 김명진> 그런 점에서는 분명히 일시적이지만 성공을 거뒀다고 할 수 있겠죠. 애초부터 그렇게 그런 의도로 인정했으면 좋았을 텐데, 이 사업에 대해서 애초부터 과도하게 의미를 부여한 것 그러니까 우리나라 유인 우주 사업의 시발점이다, 우주 시대의 개막이다. 이렇게 좀 요란하게 했던 게, 지금에 와서 보면 좀 역풍을 맞지 않나 생각을 해 봅니다.
◇ 김현정> 그 말씀은 차라리 처음부터 우주인 한 명 보내는 관광 사업이다, 이렇게 했으면 지금 이렇게 비판 받을 일은 없는데.
◆ 김명진> 그렇게까지 노골적으로 인정하기는 어려웠겠지만 이번 후속 계획도 마땅치 않은데 일회성 사업 자체를 과도하게 구상한 것 자체가 문제가 있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 김현정> 일단은 정권 홍보의 수단으로 이벤트가 전락이 된 건 아닌가, 이런 염려도 드는 건데요. 어쨌든 18,000:1의 경쟁률을 뚫고 선발돼서 훈련받고 온 이소연 씨, 고산 씨 이 두 분이 지금 우주하고는 상관없는 일을 한답니다. 그래서 이 부분을 갖고도 어제 하루 종일 비판이 굉장히 뜨거웠는데, 이건 어떻게 생각하세요?
◆ 김명진> 우주 사업이 애초부터 관계부처나 정책 홍보 수단이었다면 거기에 참여하신 분들에 대한 개인적 비난은 어울리지 않는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이들도 피해자다?
◆ 김명진> 네. 만약에 우주인 사업이 중장기적인 그런 유인 우주 프로젝트 이런 걸 내다보고 기획 한 것이라면 그에 맞는 배경이나 전공을 갖고 계신 분들. 가령 예전 같으면 미군이나 소련 같은 공군 조종사나 아니면 천문우주 항공 전공자 이쪽 분들을 선발했으면 오히려 맞았겠는데, 애초부터 대국민 공모방식을 택했습니다.
그러니까 이제 누구나 지원할 수 있고 그 중에서 선발할 수 있는 방식을 택했는데 물론 홍보효과는 크게 나왔겠지만 중장기적인 프로젝트와는 별로 맞지 않는, 예컨대 전공이 항공우주와는 별로 안 맞는 분들이 우주인 후보가 됐었죠.
◇ 김현정> 제일 중요한 건 쇼가 아닌 내실 있는 우주프로젝트는 어떻게 세워야 할 것인가 대안일 텐데요. 어떻게 생각하세요?
◆ 김명진> 다른 나라 같은 경우를 보면 지금 전통적인 우주 강국이라고 하는 미국이나 소련은 최근에 약간 주춤한 상태고요. 중국이 이제 최근에 90년 이후에 우주개발에서 굉장히 빨리 치고 나가고 있는데, 구소련에서 로켓 기술 들여와서 2003년에 우주인을 쏘아 올렸고, 자체 로켓을 가지고. 달 착륙 위성도 발사하고 우주정거장도 쏘아 올릴 자체적으로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그래서 60년대 미국과 소련이 갔던 것을 중국이 지금 되짚어서 따라간다고 볼 수 있겠죠.
◇ 김현정> 차근차근 장기적으로 가야 되는 건가요?
◆ 김명진> 사실 국내 항공 우주 쪽 종사하시는 분들을 보면 중국을 많이 부러워하거든요, 그런데 국내의 상황이나 재정 여건 같은 걸 따져 보면 중국하고 견줘볼 상황이 못 되고요. 지금 국내에서 우주기술 관련해서 지금 10대 우주 강국이다, 우주 선진국이라고 해서 장밋빛 전망만 담보하고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그래서 우리가 처한 상황이나 재정적인 여건을 비추어봐서 이런 것들을 현실적으로 냉정하게 되짚어 봐야 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듭니다.
◇ 김현정>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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