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수명끝난 원전 폐기 계획 슬그머니, 수명연장 '꼼수'

원전 수명연장 위한 전력수급 의혹

정부가 장기송배전설비계획을 수립하면서 수명이 다한 노후 원전의 폐지계획을 세웠다가 제외시킨 사실이 드러났다.

이는 노후 원전에 대한 수명 연장을 기정사실로 내세워 전력수급계획을 수립하는 것으로 자칫 수급계획에 큰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민주당 박완주 의원(천안을)은 한국전력공사에서 제출받은 ‘제1차~6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른 장기송배전설비계획’과 한국수력원자력으로부터 제출받은 ‘원전수명 및 잔존수명 현황’을 분석한 결과, 노후 원전 처리방안이 3차 수급계획이 세워진 지난 2006년 이후 사실상 제외된 것으로 밝혀졌다.


정부는 2년마다 전력수급기본계획을 수립하는데 제2차(2004년~2017년)계획에서는 발전설비 폐지계획을 장기 송․변전 설비계획에 포함시켜 당시 계획에는 월성1호기 원자력발전소 폐지가 반영됐다.

그러나 2006년 수립된 제3차(2006년~2020년) 전력수급계획 발전설비 폐지계획부터는 아무런 설명도 없이 월성1호기 폐지계획이 빠져 노후 원자력에 대한 대책이 공란으로 남았다.

제4차(2008~2022) 전력수급계획부터는 아예 발전설비 폐지계획에 원자력을 삭제한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 고리1호기는 2006년 수명연장 결정으로 2017년 6월까지만 가동하도록 결정됐지만 제3차 계획에서 반영되지 않았다.

박완주 의원 “원전 수명연장보다 안전이 우선”

제6차(2013년~2027년) 전력수급계획은 장기 송배전 설비계획에 수명이 다하는 고리1호기를 비롯해 고리2호기(2023년)·3호기(2024년)·4호기(2025년), 영광 1·2호기(2026년), 월성 1호기(201년)·2호기(2027년) 모두 폐지계획에 포함되지 않았다.

이 때문에 노후 원전의 수명연장이 국민적 동의를 받지 못해 월성1호기처럼 운행을 멈추면 2027년에는 당초 전력수급계획에서 641만㎾만큼 부족현상이 우려된다.

그동안 원자력발전소 인근지역 주민과 시민사회단체는 수명을 마친 원전에 대해 안전을 이유로 즉각 폐쇄를 요구해 왔다.

설계 수명 30년을 채워 지난해 말 수명이 끝난 월성1호기도 수명연장에 대한 시민사회단체 반대로 아직도 가동여부를 결정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앞서 2007년에는 국내 최초로 만들어진 원전인 고리 1호기는 전력난을 이유로 2017년까지 계속운전 승인을 받았다.

박완주 의원은 “국민적 합의없이 이를 기정사실화해 전력수급계획을 세우는 것은 위험한 발상”이라며 “원전의 수명연장은 안전성에 대한 분명한 담보가 우선적 과제”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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